EU, 대러 제재 ‘구멍 숭숭’…러 먹여 살린 ‘유령 무역’

입력 2023-05-1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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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로 흘러간 제재 품목, 10억 달러 달해
선적된 ‘이중용도품목’ 절반만 명시된 목적지 도달
전시 경제 버팀목 역할

▲2023년 4월 2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드보르소바야 광장에서 러시아군 병사들이 5월 9일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전승 78주년 기념 열병식을 앞두고 리허설을 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AP뉴시스
▲2023년 4월 2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드보르소바야 광장에서 러시아군 병사들이 5월 9일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전승 78주년 기념 열병식을 앞두고 리허설을 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AP뉴시스
유럽연합(EU)의 수출 제재 대상 품목 10억 달러(약 1조3320억 원)어치가 러시아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고스트 트레이드(유령 무역)’를 통해서다. 러시아에 대한 EU 제재의 허점이 드러나는 모양새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 각국에서 러시아 주변국으로 선적된 20억 달러 규모의 수출 제한 품목 제품인 ‘이중용도(산업용·군용으로 사용 가능) 품목’ 중 절반만이 명시된 목적지에 도달했다. FT는 나머지 절반이 러시아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유령 무역의 상당 부분은 러시아·벨라루스와 국경을 접한 발트해 연안 국가를 거쳤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아르메니아 등 옛 소련 소속이자 현재 러시아와 경제 동맹을 맺고 있는 국가들이 주범이다. 이들 3국과 EU 회원국 사이의 무역은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증했다. FT는 “러시아가 중개인과 대리인을 통해 EU 세관 신고서에 가짜 목적지를 기재함으로써 제재를 피했다”고 설명했다.

유령 무역은 러시아에 큰 경제적 버팀목 역할을 했다. 러시아가 일반 산업용과 군사용으로 사용 가능한 품목들을 몰래 공급받아 전시 경제를 이어간 것이다. 러시아는 유령 무역을 통해 항공기 부품, 광학 장비, 가스 터빈을 포함한 중요 유럽 제품에 대한 접근을 유지할 수 있었다.

가스 터빈, 납땜인두, 라디오 방송 장비 등 일부 특정 품목의 경우 EU에서 출발해 의도한 목적지까지 도착한 물품은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엘리나 리바코바 선임연구원은 “글로벌 무역 통계에서 일부 불일치가 발생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지만, 이는 일반적인 사소한 오류를 넘어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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