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콜옵션 행사 포기 재연 가능성 낮다

입력 2009-02-16 10:03 수정 2009-02-1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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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외화 유동성 타격이라는 확대 해석은 금물

최근 우리은행의 10년 만기 해외 후순위채권 4억달러에 대한 콜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 포기 소식으로 인해 지난 주말 국내 금융시장은 한 차례 충격을 입었다.

그러나 국내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우리은행 처럼 콜옵션 행사를 포기하는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우리은행 사례를 통해 콜옵션 행사 포기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친 악영향이 만만치 않았다는 점을 확인시켜 줬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2004년 발행한 후순위채권 콜옵션 행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소식이 국제 금융시장에 전해지면서 국내 시중은행들의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을 급등시킨 바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원래 4억달러를 차환으로 발행, 투자자들에게 조기상환하는 게 원칙이지만 현재 발행금리가 높은 상황이라 조기상환하지 않기로 현실적인 결정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정은 국제 금융시장에 국내 은행권의 CDS 프리미엄 급등세를 불러왔고 여타 은행권의 외화 자금 조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인 피치는 이와 관련, 향후 국내 은행들이 국제 자금시장에서 적정 가격에 외화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인지에 의문을 표한 바 있다.

파이낸셜 타임즈(FT) 역시 칼럼을 통해 우리은행의 4억달러 규모의 10년만기 후순위채 콜옵션 미행사가 향후 국제 채권시장의 보복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실제로 과거 일본과 스웨덴의 시중 은행들이 지난 1990년대 우리은행과 비슷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당시 국제 자금시장에서 제대로 된 자금 조달 기회를 얻지 못한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신한은행은 파장이 이처럼 커지자 4억5000만달러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키로 부랴부랴 결정 내렸다. 신한지주측은 이에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미리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우리은행의 콜옵션 행사 포기 사태로 인해 국내 은행권에 대한 시장신뢰 저하 및 향후 외화자금 조달 여건의 부정적 영향은 피할 수 없는 결과라고 판단했다.

다만, 신한은행의 신속한 콜옵션 행사 결정 덕분에 시장의 불안심리 완화를 가져왔고 동시에 국내은행 전체로 부정적 영향이 확대되는 결과를 방지하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우리은행을 제외하고 올 2009년 중 추가적인 콜옵션 행사시기 도래 금액이 총 7억5000만 달러에 달한다며 신한은행이 4억5000만 달러, 기업은행이 3억 달러의 콜옵션 행사 도래 금액을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창욱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우리은행의 이번 의사결정으로 인해 국내은행 전반의 외화유동성에 당장 심각한 타

격이 진행될 것이란 확대 해석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그 이유로 이미 국내은행의 외화 장기사채 발행이 거의 차단된 상황이라 당장 외화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고 신한은행의 대응에서 확인했듯이 개별 은행별로 차별화된 접근이 요구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대우증권은 이번 우리은행 사태가 최근 신용채권 강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며 신용채권 투자가 재차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번 콜옵션 미행사 파장은 국내 은행권의 CDS 상승과 더불어 통화스와프(CRS) 금리 하락과 환율 상승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작년 말과 비교했을 때 스와프포인트 변동성이 낮아졌지만 환율이 재차 1400원선을 넘고 CRS금리의 마이너스 전환은 유동성 불안 우려를 자극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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