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의혹 수사, 검찰-법원 감정 격화

입력 2018-09-11 16:57 수정 2018-09-11 17:2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유해용 전 수석연구관 문서 파기…"증거인멸 용인"

양승태 사법부의 재판 거래 의혹 등 '사법 농단' 수사를 둘러싼 검찰과 법원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법원이 전ㆍ현직 판사 등 핵심 인물들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잇따라 기각하던 사이 핵심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했다며 검찰은 극도의 흥분 상태다.

11일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출신인 유해용(52) 변호사가 지난 6일 자신의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두 번째 기각되자 퇴직 시 들고 나간 기밀 문건을 전부 파기했다.

검찰은 지난 6월 사법농단 의혹 수사가 본격화한 이후 법원의 잇단 압수수색영장 기각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됐다고 반발하고 있다.

검찰은 유 변호사가 다른 상고심 사건에 대한 재판연구관 검토보고서와 판결문 초고를 가지고 나온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불허했고, 7일 다시 청구한 영장은 4일 만인 이날 기각했다. 검찰이 압수수색영장을 기다리던 사이 유 변호사는 해당 문서들을 파쇄하고, 컴퓨터 저장장치도 파괴했다.

검찰은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며 크게 반발했다. 검찰은 전날 밤 이례적으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명의로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이러한 증거인멸 행위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한 책임을 묻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태와 관련한 수사를 전방위로 확대할 것이라는 뜻으로 읽힌다.

검찰은 유 변호사의 문서파쇄 사실이 확인되자 압수수색영장을 11일 다시 청구해 발부받아 관련 증거를 확보했다. 그러나 검찰은 핵심 증거자료들이 이미 사라진 만큼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법원행정처는 이번 사태에 대해 별도의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유 변호사의 문서 파기 사실을 검찰에 알린 것이 법원행정처였다며 관여 의혹을 부인했다. 법원행정처가 자료를 회수하기 위해 유 변호사와 연락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문서 파기 사실을 알게 됐고, 이를 먼저 검찰에 알렸다는 것이다.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가 속도를 낼수록 검찰과 법원의 충돌은 거세질 전망이다. 검찰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한 새로운 정황들 계속 찾아내고 있다.

최근에는 3년 전 법원행정처 간부가 재경 법원 재판부의 위헌심판제청 결정을 취소하라고 요구한 사실을 확인했다. 재판부는 이미 결정 사실이 통보된 상황에서 법원행정처의 연락을 받고 직권으로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어린이날·어버이날 선물로 주목…'지역사랑상품권', 인기 비결은? [이슈크래커]
  • '2024 어린이날' 가볼만한 곳…놀이공원·페스티벌·박물관 이벤트 총정리 [그래픽 스토리]
  • 단독 금융권 PF 부실채권 1년 새 220% 폭증[부메랑된 부동산PF]
  • "하이브는 BTS 이용 증단하라"…단체 행동 나선 뿔난 아미 [포토로그]
  • "'밈코인 양성소'면 어때?" 잘나가는 솔라나 생태계…대중성·인프라 모두 잡는다 [블록렌즈]
  • 어린이날 연휴 날씨…야속한 비 예보
  • 2026학년도 대입 수시 비중 80%...“내신 비중↑, 정시 합격선 변동 생길수도”
  • 알몸김치·오줌맥주 이어 '수세미 월병' 유통…"중국산 먹거리 철저한 조사 필요"
  • 오늘의 상승종목

  • 05.0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9,225,000
    • +0.07%
    • 이더리움
    • 4,352,000
    • -1.25%
    • 비트코인 캐시
    • 650,500
    • -2.18%
    • 리플
    • 743
    • -0.93%
    • 솔라나
    • 203,800
    • -0.73%
    • 에이다
    • 643
    • -2.72%
    • 이오스
    • 1,143
    • -2.06%
    • 트론
    • 170
    • -1.73%
    • 스텔라루멘
    • 155
    • -1.27%
    • 비트코인에스브이
    • 90,550
    • -2.69%
    • 체인링크
    • 20,010
    • +0.15%
    • 샌드박스
    • 627
    • -1.7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