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김학도 KIAT 원장 “물자원조 대신 기술원조, ODA로 글로벌 동반성장 견인”

입력 2018-09-0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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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남미·미국 출장…갈라파고스 마이크로 그리드·콜롬비아 테크노파크 협약, 세계은행과 협력관계도 구축

▲ 지난달 중남미·미국 출장을 다녀온 김학도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은 “세계 12위 경제대국의 위상에 맞게 적극적인 원조 사업을 전개해야 한다”며 “산업·에너지 분야의 개발 원조를 통해 우리 중소·중견기업의 신흥 시장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오승현 기자 story@
▲ 지난달 중남미·미국 출장을 다녀온 김학도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은 “세계 12위 경제대국의 위상에 맞게 적극적인 원조 사업을 전개해야 한다”며 “산업·에너지 분야의 개발 원조를 통해 우리 중소·중견기업의 신흥 시장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오승현 기자 story@

지난달 21일부터 29일까지 중남미와 미국 출장을 다녀온 김학도(56)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을 31일 만났다. 아직 여독이 채 풀리지 않은 듯한 모습이었지만, KIAT 역할과 성과를 설명하는 그의 눈빛은 인터뷰 내내 빛났고, 포부도 느껴졌다.

KIAT는 2009년 5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준정부기관으로 설립된 종합기술지원기관이다. 산업기술 정책기획, 산학협력, 소재부품, 국제기술협력, 기술사업화, 지역산업, 중견기업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수행한다. 중소기업은 물론 우리 산업 전반에서 ‘어머니’ 같은 역할을 하는 기관의 수장인 김 원장을 만나 출장 성과와 KIAT의 위기업종 대응, 일자리 창출 전략, 규제 개선 역할 등을 들어봤다.

신남방·신북방 권역으로 협력 확대

△물자원조 대신 기술원조=이번 중남미·미국 출장에 대해 김 원장은 우리나라가 정부개발원조(ODA)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했다는 데 큰 의미를 뒀다. 그는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2위 경제 대국이자, 국제 원조 수혜국에서 2009년 공여국으로 전환한 세계 유일의 국가”라고 자부심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국가 위상에 맞게 적극적인 원조 사업을 전개해야 한다”며 “우리나라의 산업화 역량과 산업기술 노하우를 활용해 산업·에너지 ODA를 하고, 이를 통해 우리 중소·중견기업이 신흥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KIAT는 산업부의 국제기술협력 총괄 기관으로, 2014년부터 산업과 에너지에 특화한 무상원조사업을 벌이고 있다.

김 원장은 이번 출장에서 ‘생물 다양성 최후의 보루’로 불리는 에콰도르 갈라파고스 제도에 마이크로 그리드를 구축하기로 협약한 점을 의미 있게 평가했다. 그는 “올해부터 2020년까지 74억 원을 투입해 갈라파고스 제도에 마이크로 그리드를 구축하는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며 “우리 기술로 세계적인 청정지역을 보존하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국내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술력을 세계에서 인정받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를 통해 중남미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국내 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김 원장은 이번 출장에서 콜롬비아 하수처리 실증단지 구축(2018~2020년·72억 원), 콜롬비아 혁신성장 테크노 파크 구축(2019~2022년·65억 원) 협약도 맺었다.

김 원장은 ODA 사업의 효과적인 추진을 위해 이번 출장길에서 세계은행(WB)과의 협력 관계도 구축했다. “산업통상자원부 ODA 사업을 활용해 세계은행과 사업기획, 시범사업, 대규모 확산에 이르는 전 주기적인 협력을 하기로 했다”며 “현지 최적화 에너지 인프라를 소규모로 구축한 뒤 세계은행이 이런 한국형 인프라 모델을 기본으로 삼아 다른 개도국에 확대 구축하는 내용”이라고 김 원장은 설명했다. 우수한 모델을 향후 신남방·신북방 권역인 아세안, 동남아, 러시아, 중앙아시아로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내년 위기업종 대응 예산 3000억 반영

△산업구조 고도화·추경으로 위기업종 불씨=김 원장은 자동차와 조선 등 우리 주력 업종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그는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신산업 육성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여기에 종전 주력산업도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KIAT는 제조업 혁신, 스마트 팩토리 등을 통한 생산성 향상, 신성장동력 발굴로 사업구조 개선, 기존 종사자의 신기술 습득 지원으로 전직·이직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KIAT는 위기 업종 지원을 위해 올해 1000억 원의 추경을 집행하고, 내년 예산에도 위기업종 대응 예산을 포함해 3000억 원 규모를 반영했다. 김 원장은 “산업·지역 위기를 사전에 감지해 경기 침체 등에 대비하는 체계적인 종합 위기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KIAT의 정책을 설명했다. 그는 “KIAT 혁신성장본부 주도의 산업위기 대응 TF(전담반)를 구성·운영해 주력 산업의 위기를 유형화한 뒤 위기 징후를 분석해 정상, 주의(경고·심각), 위기 등 3단계로 구분할 예정”이라며 “인력 양성, 산업 구조조정, 기업 육성 등 각 분야의 위험 감지에 필요한 통계 수집 및 분석이 가능한 전문기관들과 상시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용친화 기업 발굴 컨설팅 지원

△기업 혁신 성장 동력으로 일자리 창출=김 원장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KIAT의 역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김 원장은 “기술 혁신을 촉진해야 혁신 성장과 고용 창출이 가능하다”며 “R&D 지원보다 기술 활용 및 확산 중심의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4차 산업혁명과 연관된 신산업 지원, 기업 애로 해소 및 사업화 지원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KIAT는 일자리 전략본부와 혁신성장본부를 각각 신설했다. 또 △기술사업화 애로 해소를 통한 일자리 창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신산업 혁신성장 지원 △전략적인 국제기술 협력을 통한 신남방·북방 정책 지원 등을 3대 중점과제로 정했다. 김 원장은 “올해 5월 일자리 전략 로드맵 2020을 수립했다”며 “중소·중견기업이 성장하고, 성장한 기업이 경제 전체의 고용 여력을 늘리는 경제 구조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3년간 2조2000억 원을 투입해 △신산업 육성에 필요한 융복합형 R&D △사업화 자금 지원 △해외 산학연과 국제공동기술개발 △월드클래스 300 사업 등을 지원하는 플랫폼 전략(밀착형 기업지원)과 분야·직무별 일자리 전망을 반기별로 제공해 현장에 필요한 기술 인력의 육성 방향을 제시하고, 신산업에 투입할 석·박사급 청년 인재 양성을 지원하는 나침반 전략(미스매치 해소)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용 친화적인 기업을 발굴해 온·오프라인 홍보와 컨설팅 지원, 스마트공장 확대 등 중소기업의 근무 환경 개선을 지원하는 캠페인 전략(일하기 좋은 중소기업 이미지 홍보)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반기 20회 정도 현장방문 애로 청취

△규제 개선 지원으로 신산업 환경 조성=김 원장은 “올해 상반기에 약 20회 현장 방문을 했다”며 “현장 방문은 기업에 필요한 기술 혁신의 지원책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R&D를 통한 기술 확보 외에도 인력 공급 실증 환경 구축, 금융·세제 지원, 정보 제공, 해외 진출 등 기업 애로가 참 많고 다양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며 “기술 혁신을 위해선 어느 한 가지만이 아니라 복합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산업융합으로 등장하는 신기술과 신산업은 불확실성이 매우 큰데, 신시장 및 관련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신속한 사업화 지원이 필요하며 법·제도·규제 개선 및 실증 환경 조성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부 정책이 부처 간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칸막이를 터줌으로써 기업이 종합 지원을 받게 되면 충분히 규제 개선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하반기 계획’에 대한 질문에 크게 두 가지를 들었다. ‘일자리 창출’과 ‘혁신 성장’이다. 김 원장은 “9월 균형발전박람회는 지역 산업생태계 육성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지며, 11월 리딩코리아 잡 페스티벌은 기술 경쟁력이 있는 중소·중견기업의 성장 지원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12월 기술사업화대전은 사업화 지원을 통한 기업의 기술 혁신 촉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혁신 성장과 관련해선 “신산업 분야의 혁신 성장을 위해 규제 개선 관련 기업 의견 발굴·개선 지원을 하고, 국회·정부 등 유관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내년 혁신 성장 지원에 필요한 진흥 관련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김학도 원장은

1962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청주고,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동 대학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과정을 마쳤고, 미국 남가주대 정치경제학대학원에서 정치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행정고시 31회로 공직(총무처 행정사무관)에 입문해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신산업국장, 산업통상자원부 창의산업국장, FTA 정책국장, 통상교섭실장, 에너지자원실장 등을 지냈다. 2017년 12월 KIAT 원장으로 취임했다. 1992년 상공부장관 표창, 2015년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취미는 등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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