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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오디션’ 전락한 국감, 제도를 고쳐야

국회의원실발 보도자료로 가득 찬 이메일함을 보면서 국정감사철임을 실감한다.

언제나 그랬듯 ‘이번엔 다를까’ 하는 기대에 자료를 확인하고, 부처 기자실 TV로 국감을 지켜본다. 하지만 ‘혹시나’가 ‘역시나’로 바뀌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대부분의 자료는 이미 알려진 부처별 통계자료에 논평을 붙이는 수준이거나, 정부의 정책 기조를 비판하는 수준이다.

자료가 수준 미달이라면 실제 국감도 의미가 없다. 우리를 탈출한 퓨마 ‘뽀롱이’에 대한 과잉 대응을 비판하기 위해 벵갈고양이를 국감장에 끌고 나오고, 객관적인 근거도 없이 올림픽 야구대표팀 감독에게 “선수 선발 비리를 인정하라”고 윽박지르는 게 현주소다. 사회부총리를 인정할 수 없다며 야당 의원들이 국감장을 퇴장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무엇보다 국감에 증인들을 불러놓고 답변 기회도 제대로 주지 않는다.

예산이 적법하게 쓰였는지, 정책이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는 뒷전이다. 본인 장사만 하면 그만이다. ‘어떤 의원이 일을 잘하는지’ 누구나 판단할 수 있을 만큼 정보 접근성이 확대됐지만, 의원들은 여전히 20세기에 산다. 아직도 여론에 편승해 기업인들과 고위공직자들에게 호통을 치면 스타가 되리라 믿는 듯하다.

국감이 의원들에게 차기 선거 홍보물에 ‘국감 우수의원’ 이력을 추가하기 위한 오디션이라면, 공무원들은 공직자로서 자괴감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각 의원실의 요청으로 휴일 밤낮없이 자료를 만들어 제출하면, 그 자료는 의원실발 오보와 정쟁 도구로 가공된다. 이 과정에서 통계 오류 등 치명적인 오보가 발생해도 피감기관 처지에 감히 반론을 제기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국감의 문제를 제도에서 찾는다. 1년에 단 20일간 한시적으로 열려 주목도가 높다. 의원들이 ‘뜨기’ 좋은 기회다. 이 기간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상임위별 별도 국감이든, 국감 상설화든 방법은 다양하다. 여야가 4년 전 합의한 분리 국감(연 2회)도 가능한 대안이지만, 이는 몰아치기 국감에서 탈피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지 근본적인 해법은 아니다.

이조차 싫다면 감사권을 전부 감사원에 이관하고 국회는 감사원에 대해서만 감사를 실시하는 게 어떨까 싶다. 그만큼 지금의 국감은 생산적이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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