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3년만에 올릴까? 한은 깊어지는 성장률 전망 고민

입력 2017-04-11 10:43 수정 2017-04-1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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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현 자본금융 전문기자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이다. 13일 성장률 전망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우리 경제를 낙관하는 해외 투자은행(IB)들이 늘고 있어서이다.

실제 최근 나오는 지표들을 보면 해외 IB들의 긍정적 전망도 무리는 아니다. 무엇보다 수출이 지난해 11월부터 올 3월까지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 호조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도 높다. 수출 주력 품목이라 할 수 있는 정보통신(IT) 분야가 호황기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최근 삼성전자의 새 스마트폰 갤럭시 S8 시리즈 출시도 긍정적 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다는 점에 비춰 보면 최근 심리 개선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소비자와 기업을 종합한 경제심리지수(ESI)가 3월 현재 기준치 100에 바싹 다가선 98까지 올라섰다. 특히 제조업 중 내수기업 심리는 6포인트나 오른 78을 기록하며 1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술적으로는 지난해 성장률이 0.1%포인트 상향 조정된 점도 긍정적이다. 작년 성장으로부터 올해 이월되는 효과가 족히 0.04%포인트 정도 더 더해질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더라도 전기 대비 성장률 기준 1분기(1~3월) 0.8%, 2분기 0.7%, 3·4분기 각각 0.5%씩을 기록하면 당초 성장률 전망치 올 2.5%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이같은 점들을 감안해 성장률을 상향조정한다면 2014년 4월 이후 3년만에 전망치를 올려 잡는 것이다. 2014년 4월 당시에는 2014년과 2015년 성장률을 각각 0.2%포인트씩 확대한 4.0%와 4.2%로 전망했었다.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수출증가세가 점차 확대되는 가운데 소득여건 및 기업 투자심리 개선으로 내수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상향조정의 이유가 됐었다. 잠재성장률이 당시는 4%를, 지금은 3%를 각각 살짝 밑도는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시나 지금이나 성장률 상향조정은 사실상 비정상의 정상화 정도로 이해할 수 있겠다.

다만 한은이 실제 성장률 전망치를 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우선 대외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 당장 이번 주말 미국이 환율보고서를 내놓는다. 가능성은 낮지만 환율조작국 지정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지난주부터 확산하는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도 지켜볼 변수이다. 회복세로 돌아선 심리를 또다시 위축시킬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과 유로존 정치 불안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성장률을 올렸다가 다음번 전망에서 내릴 상황에 직면한다면 한은 체면은 말이 아니게 된다.

또 성장률을 상향 조정할 경우 한은 스스로 금리 인상 압력을 자초할 가능성도 높다. 그렇잖아도 지난해 말부터 이어지는 미국 연준(Fed)의 금리 인상에 내외금리차 축소와 자본 이탈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이를 이유로 우리도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중이다. 실제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와 미국 라이보(Libor) 3개월물 간 금리차는 29bp(1bp=0.01%포인트)에 불과해 9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번 전망에서 올 물가전망치 1.8%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도 감안해야 한다. 소비자물가는 올 3월 전년 동기 대비 2.2%를 기록해 4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올 1월부터 3월까지 매월 2% 내외의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와 조동철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최근 금리 정책은 대내 경제 상황을 바탕으로 결정하는 것이라고 언급해 왔다는 점을 감안해 볼 경우 성장률과 물가의 동반 상향 조정은 한은이 조만간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신호를 주기에 충분하다.

이 밖에도 5월 대선 직후 신정부가 출범한다는 점도 고려 대상일 수밖에 없다. 신정부가 출발과 함께 추경 편성 등 경기 부양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서이다. 한은이 현시점에서 성장률을 상향 조정한다면 이 같은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꼴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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