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이 최근 병환 중인 노태우 전 대통령을 문병한 것으로 12일 전해졌다.
전 전 대통령 측 관계자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이 지난 9일과 10일 예정에 없이 경호하는 직원들만 대동한 채 노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전립선암 수술을 받은 후 투병 중이다. 현재는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로 자택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9일 점심 식사 이후 산책을 하겠다며 자택을 나서 노 전 대통령의 자택을 방문했고, 간호 중이던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가 전 전 대통령을 맞았다고 한다. 전 전 대통령은 1시간 가까이 머물며 누워 있던 노 전 대통령에게 “나를 알아 보시겠는가”고 말을 걸었고, 김 여사가 “알아보겠으면 눈을 깜박여 달라”고 하자 눈을 깜박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날인 10일에도 예고 없이 노 전 대통령을 다시 찾아 40여 분을 머물렀다.
전 전 대통령은 그동안 수차례 서울 연희동 한동네에 사는 노 전 대통령의 병문안을 요청했지만 노 전 대통령 측에서 이러한 건강상의 이유로 사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이 82세로 고령인데다 10여 년 투병 생활을 했기 때문에 더는 미루기 어렵다는 판단을 했다고 전 전 대통령 측은 설명했다.
전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은 육군사관학교 11기 동기 동창으로서 학창 시절부터 절친한 친구사이다. 1979년 12·12 사태로 정권을 잡은 뒤 차례로 대통령까지 지냈으며 김영삼 전 대통령 때에는 양측 모두 내란죄 등의 혐의로 함께 감옥 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이른바 ‘5공 청산’ 과정에서 전 전 대통령을 백담사로 사실상 ‘유배’ 보내며 둘 사이가 소원해졌다. 또 지난 2002년부터 노 전 대통령이 10년 넘게 투병 생활을 하면서 두 사람은 공식석상에서 마주칠 일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