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열 코오롱 회장, 조용한 창립 60주년

입력 2014-04-1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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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열<사진> 회장이 코오롱그룹의 환갑을 앞두고 너무나 조용하다. 과거 계열사들의 분할 이후 그룹 모태기업 구분이 모호해졌다는 이유도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어수선했던 대내외 사정도 그룹 움직임을 위축시켰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달 12일은 코오롱그룹 창립 60주년이다. 일본에서 사업을 벌이던 창업자 이원만 회장이 1954년 귀국, 코오롱그룹의 모태인 개명상사(나일론 수입업체)를 세운 것이 이날이다.

이웅열 회장이 그룹 회장에 오른 것은 1996년으로 당시 40세였다. 이후 1998년 외환위기 여파로 구조조정에 나선 코오롱그룹은 2009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당시 모회사인 코오롱에서 사업 부문을 떼어내 코오롱인더스트리(주)로 분할하고 순수 지수회사로 역할을 바꿨다.

지주사 전환 전후로 계열사들의 분할합병 과정을 거친 코오롱그룹 내에 실질적으로 그룹 모태 개명상사를 직접 이어받은 회사는 사실상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코오롱그룹은 각 계열사 별 창립주년 행사는 진행하되 그룹 전체 행사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3일 월례행사에서 간단히 60주년을 언급한 게 전부다.

하지만 60년이라는 큰 의미의 숫자를 그냥 지나치는 것은 예상 밖이라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지난해 60돌을 맞은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공백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조촐한 기념식을 가졌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지난 2월 10명의 사망자가 나온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 사건이 이 회장과 그룹의 움직임을 자제시키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룹 60주년 행사가 자칫 외부에 회자될 경우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호재도 있었다. 이달 초 미국 버지니아주 소재 제4순회 연방항소법원은 듀폰이 아라미드와 관련한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코오롱인더스트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듀폰의 손을 들어준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재심을 명령했다. 1조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파기됨에 따라, 5년째 벌여온 듀폰과의 법정 다툼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로써 코오롱은 오래 묵은 체증이 싹 가시며 거액 충당금 멍에에서도 벗어나게 됐다.

재계 한 관계자는 “악재가 있었지만, 호재도 있었다”며 “앞으로 이 회장과 그룹 행보가 좀 더 광범위하고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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