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길을 잃다]아 옛날이여! 포털이 흔들린다

입력 2012-11-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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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코리아, 한국서 전격 철수… SK컴즈는 대규모 희망 퇴직

지난달 16일, 야후코리아는 자사 출입기자들에게 한 통의 메일을 보냈다. 기자들이 사용하는 미디어룸이 내부 공사에 들어간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야후코리아는 “18일과 19일 내부 수리로 미디어룸 사용이 중단된다”며 “22일 부터는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더욱 편안하고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야후코리아의 바람은 불과 3일 후 통보된 '한국지사 철수'소식에 물거품이 됐다. 현재 야후코리아의 미디어룸은 폐쇄된 상태다.

직원들도 패닉에 빠졌다. 현재 야후코리아에 근무하는 직원은 총 180여명. 이들은 본사의 일방적 통보에 모든 일손을 놓을 수 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실업자가 될 위기에 놓인 직원들은 사업 철수 소식에 놀랄 겨를도 없이 다른 일자리 찾기에 나섰다. 야후코리아 관계자는 “직원들의 재취업을 돕는 내부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라면서도 “최근에도 새로운 사업을 위해 열심히 일하던 직원들은 지금 패닉상태”라고 토로했다.

이번 야후코리아의 한국사업 철수는 단순히 외국계 업체 하나의 사업 철수를 넘어 국내 포털시장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최근 PC기반 포털 업체들은 수익 감소와 성장 정체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에 사업철수를 선언한 야후코리아 뿐 아니라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국내 포털 업체들도 성장률 둔화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포털 3사는 모두 영업이익 감소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당시 업체들은 일제히 게임, 모바일 메신저 등 신규 서비스 발굴에 따른 투자비용의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 내부에서는 위기의식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단순 영업이익 감소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시장 자체의 위기가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4월 국내 1위 포털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창업자 이해진 의장은 사내강연을 통해 “NHN에 치열함이 없어졌다”며 “혁신과 노력이 없다면 언제든 우리도 무너질 수 있다”고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또 네이트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 16일 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는다고 공지했다. 포털 업계에서는 보기드문 구조조정 소식에 업계 내부는 “이번 SK컴즈의 구조조정이 포털 업계 전반의 구조조정 신호탄이 될 수 있다”며 위기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모바일 시장의 활성화는 PC기반 포털 업체들의 수익성 약화에 가장 큰 요인이 됐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는 올해 3000만명을 넘어서며 PC시장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PC기반의 광고와 검색으로 수익을 얻어온 포털 업체들도 모바일 시장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아직 큰 수익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조만간 발표될 각 사의 3분기 실적도 시장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칠 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NHN의 3분기 영업이익을 지난 2분기보다 10%이상 감소한 1528억원으로 예상했다. 다음 역시 전 분기 대비 13%이상 감소한 272억원으로 추정했다.

홍종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가 온라인 광고 시장 침체로 이어지면서 포털업체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다수 업계 전문가들은 오는 4분기에는 대선 특수로 인해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특정 이슈에 따른 일시적 회복세일 뿐 시장 전체의 안정화로 이어질 지는 의문이다.

여전히 포털 업계에 드리운 먹구름은 짙기만 하다. 모바일 시장 등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지만 먹구름이 사라지고 햇볕이 내리쬐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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