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심재혁 태광산업 대표이사 부회장 내정자

입력 2012-03-05 08:13 수정 2012-03-05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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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전노장' 정통 LG맨…대학원 논문은 '폭탄주 小考'

▲심재혁 태광산업 대표이사 부회장 내정자
9회말 무사 만루. 감독도 없는 절체절명의 위기. 백전노장이 등장했다. 심재혁 레드캡투어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올해 66세. 현역에서 벌써 은퇴했을 나이지만, 그는 위기의 태광산업을 구하기 위한 구원 투수로 낙점됐다.

태광산업은 오는 23일 주주총회를 거쳐 심재혁 레드캡투어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할 계획이다.

논란도 있다. 심 사장은 횡령 등으로 실형을 선고 받고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이호진 전 회장의 처외삼촌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 전 회장의 부인 신유나 씨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셋째 동생인 신선호 일본산사스식품 회장의 딸이며, 심 사장의 누나가 신선호 회장의 부인이다.

이 전 회장이 회사 경영에서 물러났지만 심 사장이 태광산업 대표를 맡게 되면서 그를 통해 회사를 간접 경영할 수 있다는 게 논란의 중심이다.

하지만 현재 태광산업을 구하기 위해선 폭넓은 인맥에 온화한 성품을 갖춘 심 사장 만한 인물이 없다는 데는 대부분 동의한다. 심 사장은 정통 LG인 이다. 연세대 상대를 졸업한 후 1972년 호남정유(현 GS칼텍스)에 입사했다. 이후 LG회장실 홍보팀장 전무, LG텔레콤 부사장, 한무개발(인터컨티넨탈 호텔)사장, 그리고 레드캡투어까지. 모두 LG그룹 관계사에서 근무 했다.

태광산업도 LG와 관련이 있다. 이임용 태광 창업주의 첫째 딸 경훈씨가 LG그룹 창업 멤버인 허만정가의 막내며느리이기 때문이다. 경훈씨의 남편은 유통전문기업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 허승조씨다.

심재혁 사장은 마당발 CEO다. 업종을 넘나든 그의 이력 만큼 재계에 발이 넓다. GS칼텍스 근무 시절 대정부 업무를, LG회장실 근무 땐 언론계를, LG텔레콤 근무 때는 IT 인맥을 쌓았다. 또 호텔과 여행업에 종사하며 종교·스포츠·문화계 인사와 두루 관계를 텄다.

그는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큰 원동력이라 생각한다”고 말한다.

심 사장은 폭탄주 전도사로도 유명하다. 그는 직장생활 대부분을 술을 가까이 하며 지냈다. LG그룹 근무 중 대부분의 기간을 홍보 등 대외업무를 맡은 인연으로 거의 매일 저녁마다 술을 마시는 것이 업무의 연장이었다. 덕분에 폭탄주에 관한 한 어느 누구보다 ‘한수 위’라고 자부할 정도다.

2001년에는 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의 최고 엔터테인먼트 과정을 수료하면서 ‘폭탄주에 대한 소고(小考)’란 제목의 논문을 쓸 만큼 해박한 지식을 자랑한다. 실제 심 사장이 제조하는 폭탄주 종류는 30여 종에 달한다. 그가 술자리에서 만드는 갖가지 모양의 폭탄주들은 서로 마시려고 난리다.

와인도 즐겨 마신다. 지난 2007년엔 와인의 본고장인 프랑스 보르도에서 수여하는 ‘명예 와인 기사 작위’도 받았을 정도다.

그렇다고 그가 술에만 빠져 사는 CEO는 아니다. 그는 ‘재미’와‘진솔한 인간관계’ 를 아는 CEO다. 경영은 물론 삶 자체도 이것들을 추구한다. 그 가운데 술이 있다. 그는 술이야 말로 사람들을 더욱 친근하게 만들어 주는 신의 선물이라고 말한다.

레드캡투어에 부임하기 전 8년여를 근무했던 인터콘티넨탈 호텔 마지막 출근 날, 심 사장과의 헤어짐을 아쉬워한 많은 직원들이 눈물을 흘렸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가 직원들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인 지, 직원과의 소통에 격의가 없었다는 점을 알게 하는 대목이다.

그의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는 마음은 그가 거쳐간 회사의 실적으로도 이어졌다.

심재혁 사장 재임 시 인터콘티넨탈 서울은 아시아·태평양 인터콘티넨탈 그룹의 19개 호텔 중 직원 만족도 1위였을 만큼 직원들의 사기가 높았다.

레드캡투어도 2009년과 2010년 연속 해외여행사업 부문 고객만족도 1위를 차지하며 고속 성장하고 있다.

대표이사의 구속으로 이미지가 땅에 곤두박질 쳐진 태광산업. 새로운 선장이 된 심재혁 사장이 온화한 성품과 진실한 인간관계를 앞세워 이미지를 다시 끌어 올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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