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스타킹] 이동우 기업은행 계장

입력 2012-02-2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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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경찰에서 은행원 됐습니다”

기업은행 본점 개인고객부에서 근무하는 이동우 계장은 흔히 청원경찰이라 불리우는 서비스매니저 출신이다. 이 계장은 고척동지점에서 서비스매니저로 1년여 근무를 하다 지난해 기업은행에서 열린 ‘IBK 슈퍼스타’를 계기로 지난해 12월27일 기업은행 개인고객부에 특별 채용됐다. ‘IBK 슈퍼스타’ 행사 때 선보인 변검과 마술로 조준희 기업은행장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조 행장은 행사 직후 서비스매니저였던 이 계장을 본점 근무토록 지시했다.

“처음 은행의 서비스매니저로 들어온 것은 변검(變瞼)과 마술을 하기 위한 도구값이 너무 많이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근무가 없는 주말을 이용해 변검 공연을 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 좋아하던 변검 공연에 집중하던 그에게 변화가 찾아온 것은 1년 후 ‘IBK 슈퍼스타’다. “처음 IBK슈퍼스타 참가 제안을 받았을 때는 가망이 없어보여서 안하려다가 ‘변검’을 소개시켜야겠다고 생각해 나가게 됐습니다.”

이 계장이 대회에 나가겠다고 했을 때 변검에 대해 잘 몰랐던 주변 사람들은 생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변검은 중국 전통극에서 배우가 신속하게 얼굴 표정 가면을 바꾸는 것을 말한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고척동 지점이 속했던 남부지역 예선에서 1등을 하고, 본점에서 진행된 결선에서 2등을 차지하게 됐습니다. 그 계기로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된 것입니다.”

사실 이 계장은 처음 본점 근무 지시를 받았을 때 믿지 못했다고 한다. 청원경찰인 서비스매니저가 본점에 직접 특별 채용되기는 IBK 역사상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 계장은 개인고객부에서 특별한 일을 한다. 바로 자신의 장기인 변검과 마술을 토대로 한 마케팅업무다. 지점이나 영업본부에서 VIP 고객 등을 대상으로 행사를 할 때 사전 공연을 맡는다.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는 믿기지 않았습니다. 무슨 일을 해야할지도 잘 몰랐기 때문이죠. 하지만 변검과 마술 공연은 자신이 있었습니다.”

평소 그는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 기업은행 지점과 고객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 “한 번은 강원도 인제로 공연을 하러 갔는데 3시간을 달려 5분만 공연을 하기도 했다”는 그의 모습에서 정말 변검과 마술 등 공연을 즐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스스로 즐기는 일을 직업으로 삼게되면서 그에 따른 책임감 역시 커졌다. 일주일에 평균 2~3회 정도 공연이 잡혀있어 은행원으로서 갖춰야 기본적인 업무 능력을 배우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기만 하다. 이 계장은 “본점에 온지 두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업무를 파악 중에 있다”면서 “아무 것도 몰랐지만 주변의 선배들이 많이 도움을 주셔서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변검을 꾸준히 하기 위해 첫발을 내딪었던 은행에서 이제 공연을 하게 된 이 계장도 소박한(?) 목표가 있다. 현재 혼자 꾸려가고 있는 공연마케팅 분야를 더욱 확대하고 싶다는 것. 은행 내에서도 입소문이 나면서 그를 찾는 곳이 조금씩 많아지고 있어서다. “변검과 마술을 하면서 준비해야 할 것도 많지만 혼자 준비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기회가 된다면 공연마케팅을 나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과 함께 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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