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핫핫핫]라면은 왜 명품이 안통할까

입력 2011-04-1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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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올린 의류명품엔 불만없고 고급라면엔 불평

농심이 신라면 블랙을 내놓으면서 가격을 두 배로 올렸습니다. 가격은 1개당 1320원으로 설렁탕 한 그릇에 들어가는 분량의 우골 성분을 넣어 설렁탕 특유의 담백하고 구수한 맛을 보강했다면서 ‘라면의 명품화’를 내세웠습니다.

1986년 이후 ‘국민라면’이 고급라면으로 옷을 갈아입자 여론은 가격 대비 맛이 달라진 게 없다며 거부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농심이 신라면 블랙 말고도 ‘쌀뚝배기’ 등으로 웰빙 고급 라면을 출시해 호평을 얻었던 때와는 다른 양상입니다. 식탁물가가 치솟고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태에서의 인상이라 그런가 봅니다.

신라면 명품화의 소비자 저항(?)에 비해 기존 4대 명품 브랜드는 가격 인상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루이비통, 샤넬, 프라다, 구찌 등 4개 브랜드의 지난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습니다. 4개 브랜드를 포함한 지난달 명품 판매액도 지난해 3월보다 27.0%나 늘었습니다. 당연히 백화점들은 같은 기간 대비 두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지난 3월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5~10% 가량 가격을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명품 선호 열기는 전혀 식지 않고 있습니다.

반면 소비심리지수를 나타내는 이마트 지수는 5분기 만에 100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소비자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개발한 이 지수는 올 1분기 98.7을 나타내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연히 새로운 값을 올린 신라면의 출시가 반가울리 없다는 현재의 소비심리가 그대로 적용될 겁니다.

옷이나 가방 등 명품 가격의 저항감은 전혀 없는데, 3년간 연구해 내놓은 ‘신라면 블랙’에 대한 거부감은 평행선을 달립니다. 새 제품을 먹어본 사람들의 반응은 매운 맛이 덜한 대신 사골 국물의 구수함이 느껴진다고도 하고, 기존 신라면에 비해 달라진게 없다는 등 엇갈립니다.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성공 여부가 결정될 겁니다.

기업이 내놓은 ‘고급 라면’의 가격에 대해 왈가왈부 하고 있지만, 명품 가격 상승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늘어난 부분에 대해서는 누구 하나 속시원히 얘기하지 못합니다. 명품은 우리와는 전혀 별개인 ‘시크릿가든’의 이야기이고 라면은 내일 아니 당장 오늘 저녁 먹거리를 생각하는 우리들의 현재 진행형 스토리이기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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