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서 백화점으로…외국인 쇼핑 지도 바뀐다

입력 2026-07-0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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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객보다 소비 더 빠르게 늘어…쇼핑 비중 45%
원화 약세·사후면세 혜택에 백화점 명품관 부상

▲(사진=AI 생성)
▲(사진=AI 생성)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지도가 바뀌고 있다. 과거 면세점에 집중됐던 외국인 소비가 최근에는 백화점 명품관과 패션 매장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원화 약세와 사후면세 혜택이 맞물리면서 백화점을 찾는 외국인 고객이 늘고 있다.

9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들은 외국인 고객을 겨냥한 멤버십과 VIP 서비스, 쇼핑 편의 서비스를 잇달아 강화하며 인바운드 수요 선점에 나서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5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872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국내 카드 소비액은 7조7780억원으로 48.9% 늘어 관광객 증가율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쇼핑은 외국인 관광 소비의 45%를 차지해 의료·웰니스, 식음료, 숙박 등을 앞섰다.

업계는 이 같은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소비 동선 자체가 바뀌는 신호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면세점이 명품 구매의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백화점 명품관을 비롯해 패션과 식음료, 팝업스토어 등을 함께 즐기는 소비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원화 약세로 외국인이 국내 백화점에서 명품을 구매할 때 환율 효과와 사후면세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게 됐다. 반면 면세점은 달러 결제가 중심이어서 가격 경쟁력이 예전보다 약해졌다는 평도 나온다.

이에 백화점들은 외국인 고객을 붙잡기 위한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외국인 전용 '롯데 투어리스트 멤버십'을 본점에 이어 잠실점과 부산본점으로 확대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본점에서 첫 도입한 롯데 투어리스트 멤버십 카드의 누적 발급 건수가 지난달 기준 10만장을 넘어섰다"며 "잠실점과 부산본점까지 서비스를 확대해 외국인 고객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도 글로벌 멤버십을 기반으로 외국인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본점과 강남점 등 외국인 방문 비중이 높은 점포를 중심으로 K패션과 K뷰티, 식음료 콘텐츠를 강화하고 글로벌 결제·택스리펀드 혜택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현대백화점은 외국인 대상 'H포인트 글로벌'을 중심으로 고객 관리와 쇼핑 편의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쇼핑 통역과 모바일 택스리펀드, 레스토랑 예약 등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백화점과 아울렛, 면세점 간 시너지를 키우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H포인트 글로벌을 통해 고객 관리와 쇼핑 패턴 분석, 맞춤형 광고 등을 통합 추진할 것"이라며 "백화점·아울렛·면세점 시너지를 확대해 외국인 고객 기반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압구정 명품관을 중심으로 럭셔리 브랜드와 프리미엄 식음 콘텐츠를 강화하며 외국인 고소득 고객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최근 알라이아가 갤러리아 명품관 매장을 확장 리뉴얼하는 등 명품관의 브랜드 경험 강화도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세계·현대백화점·롯데쇼핑의 2분기 예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7% 늘어난 6조4120억원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9.1% 증가한 3429억원으로 전망된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고객의 소비가 명품에만 머무르지 않고 K패션과 K뷰티, 식음료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며 "쇼핑 편의성과 콘텐츠 경쟁력이 외국인 고객의 체류 시간과 재방문율을 높이는 핵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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