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CJ대한통운, 2020년 택배기사 교섭의무 없어”…2심 파기환송

입력 2026-07-09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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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CJ대한통운 승소 취지로 파기환송
“2020년 교섭거부엔 개정 노조법 아닌 구법 적용”

▲대법원이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들이 요구한 단체교섭에 응해야 한다고 본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한 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CJ대한통운이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택배노조 교섭 관련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 판정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CJ대한통운과 집배점 택배기사 사이에 명시적·묵시적 근로계약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면서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들에 대한 관계에서 옛 노동조합법상 단체교섭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히며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 다만 택배기사들이 CJ대한통운에 단체교섭을 요구한 때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이 시행되기 전이어서, 다시 교섭을 요구하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대법원이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들이 요구한 단체교섭에 응해야 한다고 본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한 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CJ대한통운이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택배노조 교섭 관련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 판정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CJ대한통운과 집배점 택배기사 사이에 명시적·묵시적 근로계약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면서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들에 대한 관계에서 옛 노동조합법상 단체교섭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히며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 다만 택배기사들이 CJ대한통운에 단체교섭을 요구한 때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이 시행되기 전이어서, 다시 교섭을 요구하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CJ대한통운이 2020년 택배기사들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한 것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9일 CJ대한통운이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CJ대한통운은 상시 약 5500명을 고용해 화물운송업을 영위하며 전국 13개 허브터미널과 약 270개 서브터미널을 운영하고, 약 1800개 집배점과 위수탁계약을 맺고 있다. CJ대한통운의 택배 업무를 수행하는 택배기사 약 1만8000명 중 집배점과 위수탁계약을 체결한 이른바 ‘집배점 택배기사’는 약 1만7000명이다.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은 전국 단위의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CJ대한통운 산하 167개 집배점 택배기사를 포함해 조합원 약 1200명이 가입돼 있다. 택배노조는 2020년 3월 12일부터 5월 18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서브터미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며 CJ대한통운에 단체교섭을 요구했으나, CJ대한통운은 스스로 집배점 택배기사의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 등으로 이를 거부했다.

이에 택배노조는 같은 해 9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냈으나 지노위는 CJ대한통운이 구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신청을 각하했다. 택배노조가 불복해 신청한 재심에서 중앙노동위는 CJ대한통운이 교섭 요구사항에 대해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어 사용자에 해당한다며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구제신청을 인용했다.

▲대법원 (연합뉴스)
▲대법원 (연합뉴스)

CJ대한통운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지만 1심과 2심 모두 패소했다. 1·2심은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에는 근로자와 명시적·묵시적 근로계약관계를 맺은 자뿐 아니라,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일정 부분 담당한다고 볼 정도로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포함된다고 봤다. 이를 토대로 CJ대한통운이 집배점 택배기사들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구체적 지배력을 갖는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는 개정 전 노동조합법이 적용되는 만큼, 구 노동조합법상 ‘단체교섭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는 근로자와 명시적 또는 묵시적 근로계약관계를 맺은 자로 봐야 한다는 기존 법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5월 21일 선고된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를 재확인한 것이다.

노동조합법은 지난해 9월 개정되면서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를 사용자로 본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그러나 별도의 경과규정을 두지 않아 2020년 발생한 이 사건에는 개정법이 아닌 구법이 적용된다고 대법원은 설명했다.

대법원은 “원고와 집배점 택배기사 사이에 명시적·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원고가 구 노동조합법상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에는 구 노동조합법상 사용자 및 단체교섭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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