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선 오래 전부터 한계 지적⋯“재무·지배구조 맞물려”
‘동일 기능·동일 규제’ 원칙 아래 제도 개선 필요성 제기

신용협동조합(신협)의 반복되는 금융사고와 내부통제 실패는 현행 감독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금융당국도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감독 현실과 제도적 한계로 개편은 더딘 실정이다. 결국 신협 등 상호금융도 금융회사 수준의 관리·감독과 내부통제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위원회는 상호금융정책협의회와 상호금융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 등을 통해 신협을 비롯한 상호금융 감독체계 개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지배구조와 내부통제를 강화해 상호금융권의 금융사고를 줄이고 감독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신용협동조합법(신협법)상 신협의 감독 권한은 금융위원회가 갖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위의 위탁을 받아 검사 업무를 수행하는데, 통상 신협중앙회가 전국 860개 조합에 대한 1차 상시 지도·감독을 맡는다. 제도 설계와 검사 권한은 금융당국에 있지만, 중앙회의 감독 기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내부통제가 작동하지 않다는 점은 이번 취재 과정에서 드러난 바 있다.
금융당국도 상호금융 감독체계 개선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 2024년 9월 당시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상호금융권 간담회에서 “‘동일 업무·동일 규제’ 원칙 아래 다른 금융회사에 준하는 규제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위는 상호금융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 중이지만, 관계부처 간 얽힌 권한과 절차 탓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다만 금감원은 한발 더 나아간 상태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상호금융이) 금융 역할을 하는 영역 가운데 감독체계가 거의 없거나 형해화된 부분이 있다”며 “‘동일 기능·동일 규제’ 원칙에 따라 범정부 차원에서 정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계속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상호금융도 금융회사와 같은 금융 기능을 수행하는 만큼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등 관리·감독 체계를 금융회사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현장에서는 현행 감독체계의 한계를 오래전부터 지적해 왔다. 22년 차 신협 직원 윤모 씨는 “금감원 검사는 재무나 여신 분야에서는 엄격하지만, 선출직 이사장의 지배구조 문제나 중앙회의 감독 독립성까지 들여다보기는 어렵다”며 “문제를 인식하고 있어도 결국 법과 제도가 바뀌지 않으면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17년 차 신협 직원 김모 씨는 “이름이 협동조합인 만큼 재무와 지배구조가 맞물린 사안은 어디까지가 금융감독 대상인지 모호한 경우가 많다”며 “권한이 불분명하다 보니 적극적으로 손대기보다 기존 방식대로 처리하는 걸 택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감독체계 개편은 금융위와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상호금융정책협의회와 제도개선 TF에서 논의하는 사안”이라며 “금감원이 전국 조합을 모두 직접 검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효율적인 방식도 아니다. 법과 제도가 정비되면 그에 맞춰 감독과 검사를 수행하는 것이 금감원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결국 금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검사와 제재를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회사 수준의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체계를 마련해 사고를 예방하는 방향으로 감독체계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상호금융의 문제는 개별 직원의 일탈보다 금융회사 수준의 내부통제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구조적 문제”라며 “감독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관리·감독 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