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무자료·음성 거래 사라지나…'K주얼리 진흥법' 속도 [金산업 생태계 변곡점]①

입력 2026-06-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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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관계자가 골드바를 들어보이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관계자가 골드바를 들어보이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국내 실물 금 거래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받아온 '무자료 음성거래'를 근절하고, 주얼리 산업을 제도권 내로 편입하기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를 통과한 'K주얼리 산업 진흥법(주얼리산업 기반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안)'이 본회의 문턱을 향해 속도를 내면서, 국내 금 및 주얼리 산업 생태계가 투명화를 바탕으로 한 거대한 변곡점을 맞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산자중기위는 주얼리 산업 기반조성 및 진흥법 제정안을 최근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법안의 핵심 골자는 '주얼리업 등록 제도' 도입과 '진흥단지 조성'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실물 금 거래의 약 70%가량이 세금 계산서나 증빙 자료가 없는 음성적인 무자료 거래로 이뤄진다. 등록제 법안 발의 배경에도 시장 규모 약 30조원을 넘어서는 국내 주얼리 시장에서 최소 50% 이상의 거래가 무등록·무자료 거래로 채워져 있다는 내용이 적시됐다.

음성 거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세공 기술과 디자인 능력을 인정받고도 국내 관련 산업이 활력을 잃고 침체에 빠질 수밖에 없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국내 산업이 크지 못하는 사이 연간 1조8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고스란히 해외 브랜드에 내어주는 부작용을 낳았다. 관련 법안 제정은 주얼리 산업을 비정상적인 시장을 정상화해 신(新)성장 기간 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강력한 신호탄이다.

이 법안은 국제적 의무 이행과 국가 신용도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한국은 2009년 10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에 정회원으로 가입한 상태다. FATF 국제 기준은 자금세탁 및 테러자금조달 방지 의무를 부과해야 하는 '특정 비금융 사업자'로 카지노, 부동산 중개인, 변호사, 회계사와 함께 귀금속상을 명시했다. 그러나, 국내에는 그동안 주얼리 산업을 규율할 모법이 제정되지 않아 귀금속상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이는 국가 신용도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해 왔고 국제 규정 위반에 따른 제재 조치 위험도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번 법안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FATF 국제 기준을 충실히 이행할 책무를 부여해 원자재 거래 투명성을 확보하고 대외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주얼리 제조업 및 유통업 유통망을 등록제로 전환해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정부 차원의 '주얼리 산업 진흥단지'를 지정하거나 직접 조성해 인프라 집적화를 추진한다. 개별적으로 분산돼 있던 영세 가공 업체와 디자이너들을 한 곳에 모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자금·설비·기반시설을 지원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을 꾀한다는 구상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법안이 발효되면 음성 거래가 급감하고, 자본시장 및 세정 당국의 관리 체계 안으로 금 산업이 빠르게 흡수될 것으로 기대한다. 온현성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소장은 "국내 주얼리 산업은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인적 인프라를 보유하고도 지난 50여년간 산업으로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등록제를 통해 드러나지 않았던 거대한 시장이 양지로 나오면 제도권의 조직적·체계적 지원이 가능해지고 이에 따른 기업 성장이 보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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