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광장_박승찬의 미·중 신냉전, 대결과 공존사이] 54. 中 바이오산업 굴기 차단 나선 美

입력 2026-06-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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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바이오텍 경쟁력 약진 우려
안보법 발의해 산업 디커플링 꾀해
기술무기화 억제…공급망 주시해야

‘중국이 미국의 먹거리를 먹어치우고 있다(China is eating our lunch).’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중국 바이오산업의 성장과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미·중 간 바이오패권을 빗대어 한 말이다. 최근 글로벌 제약바이오 생태계에서 중국의 부상은 눈부시다. 과거 글로벌 바이오 공급망은 미국의 자본·기술과 중국의 임상개발 역량 및 생산 인프라가 결합하는 협력 구조였다.

그러나 바이오 연구개발(R&D), 기술수출 등 중국 바이오 기술역량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글로벌 바이오 생태계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예를 들어,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술이전 계약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 4%에서 2025년 30% 이상으로 증가했다. 제약바이오의 국경 간 라이선스 거래규모도 2020년 약 50억달러에서 2025년 1560억달러로 급증하며 중국 바이오텍(바이오 기술기업)의 글로벌 영향력이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올해 1분기 중국 바이오텍 기술수출도 60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하여 글로벌 바이오시장에서 중국의 존재감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최근 신약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삼성에피스홀딩스가 베이징에 R&D 센터를 설립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한편, 최근 세계 3대 암학회로 불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 학술대회 메인 주제 발표에서 ‘최초로’ 중국환자 대상으로 임상 시험한 항암제 관련 연구 발표 사건도 미국 의학계에 큰 충격을 던지고 있다. 2024년 호주전략정책연구소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은 이미 바이오 핵심기술 7개 분야 중 합성생물학, 유전체 분석, 바이오 제조, 항생제 바이러스 등 4개 분야에서 세계 1위로 부상했다. 또한, 2025년 하버드 케네디스쿨이 작성한 핵심신흥기술 지수(CETI)에서도 중국 바이오기술 경쟁력은 미국과 유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 바이오기술 굴기를 보는 미국 정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6월 1일 중국견제를 위한 미 하원 공화당과 민주당 공동의 초당적 법안인 ‘바이오기술 투자 국가안보법(BINSA)’이 발의되었다. 미국기업의 중국 바이오텍에 대한 지분투자와 공동연구, 기술이전을 국가안보 영역으로 보고 모든 사안을 사전 허가받도록 하는 내용이다. 바이오 의약품 생산, 임상 연구개발에서부터 라이선스 계약과 합작투자, 기술이전까지 한마디로 중국 바이오산업 생태계와 완전히 디커플링하겠다는 의미다.

이번 발의된 법안은 2025년 12월 18일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수권법(NDAA)에 최종 서명해 공식 발효된 포괄적 해외투자 국가보안법(COINS ACT)과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을 기반으로 내용이 추가 보완되는 형식이다. ‘포괄적 해외투자 국가보안법’은 우려 국가(중국)의 첨단기술발전 및 군사·정보 역량 강화에 악용될 수 있는 미국자본의 해외투자를 연방법률 차원에서 통제하는 법안이다. ‘생물보안법’은 우시앱텍, 우시바이오로직스, BGI 등 중국 특정 바이오 기업을 연방 조달 및 지원 생태계에서 배제(중국산 바이오장비 구매금지, 서비스 계약이나 보조금 지금 금지)해 국가안보를 강화하겠다는 법안이다.

바이오 기술투자 국가보안법은 크게 2가지 의미를 가진다. 첫째, 기존 첨단 반도체, 양자 컴퓨팅, AI 중심 미국기업의 해외투자통제가 제약바이오 기술 영역으로 확대, 둘째, 기존 자국 바이오산업 보호와 중국 바이오 기술규제 차원이었다면 이번 법안은 미국자본과 바이오기술, 지식재산권이 중국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원천적으로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우려는 중국 바이오산업의 급격한 성장으로 인해 핵심 의료 공급망의 종속, 자국민의 민감한 유전 정보 유출, 바이오기술 무기화 가능성의 3가지로 귀결된다. 특히, 의약품 원료(API)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미국 의료 및 전략물자 공급망이 취약해 질 수밖에 없다.

지난 코로나19 사태처럼 비상 상황시 필수 의약품이나 백신 공급이 중국에 의해 차단될 수 있다는 우려다. 또한 막대한 중국의 유전체 데이터 축적을 통한 생물학적 무기개발이나 맞춤형 표적 바이러스 연구에 악용될 경우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보고 있다.

바이오 패권을 두고 미·중 간 총성없는 전쟁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향후 중국 임상데이터 활용과 공동연구, 합작투자에 대한 미국의 제3국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중 간 바이오 생태계 디커플링이 가져올 기회와 위기를 세부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박승찬

중국 칭화대에서 박사를 취득하고, 대한민국 주중국 대사관에서 경제통상전문관을 역임했다. 미국 듀크대(2010년) 및 미주리 주립대학(2023년) 방문학자로 미중기술패권을 연구했다. 현재 사단법인 한중연합회 회장 및 산하 중국경영연구소 소장과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더차이나>, <딥차이나>, <미중패권전쟁에 맞서는 대한민국 미래지도, 국익의 길>, <알테쉬톡의 공습>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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