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블록]“압구정 건물 10만 원 투자 시대 온다” 한국투자증권이 본 STO 활성화 조건

입력 2026-06-05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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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식 한국투자증권 디지털혁신본부장이 5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비트코인 서울 2026’에서 ‘국내 STO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손기현 기자)
▲김관식 한국투자증권 디지털혁신본부장이 5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비트코인 서울 2026’에서 ‘국내 STO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손기현 기자)

국내 토큰증권(STO) 시장이 2027년 제도권에서 본격 개막될 예정인 가운데, 시장 활성화를 위해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실질적인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김관식 한국투자증권 디지털혁신본부장은 5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비트코인 서울 2026’에서 ‘국내 STO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며 “내년이면 우리나라 토큰증권 시장이 시작된다”며 “토큰증권은 기존 증권의 한계를 뛰어넘는 자본시장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토큰증권이 소액 투자와 유동성 확대를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자본시장 인프라라고 설명했다. 그는 “압구정 500억 원 건물에 10만 원어치 지분을 갖는 소유주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이는 토큰증권이라는 혁신적인 자본시장 패러다임 변화 덕분”이라고 말했다.

“STO, IPO의 안정성과 ICO의 혁신성 결합”

김 본부장은 토큰증권의 개념을 IPO, ICO와 비교해 설명했다. IPO는 금융당국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발행되는 만큼 안전성이 높지만, 발행 비용이 높고 절차가 복잡하며 상장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ICO는 스타트업이나 재단이 낮은 비용과 간편한 절차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투자자 보호 장치가 부족하고 위험도가 높아 국내 시장에서는 크게 자리 잡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STO는 금융기관이나 조각투자사 등이 발행하며 자본시장법과 전자증권법의 규제를 받는다”며 “블록체인 기반 분산원장 기술의 혁신을 결합해 안전하면서도 혁신적인 특성을 가진 미래 상품 발행 수단으로 기대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토큰증권의 주요 특징으로 △다양한 자산의 증권화를 통한 소액 투자 및 유동성 확대 △분산원장 기반 거래 투명성 확보 △스마트계약을 통한 배당·이자 지급 및 청산·결제 자동화 △24시간 거래와 글로벌 시장 접근성 확대를 제시했다.

그는 “부동산, 미술품, 저작권 같은 비정형 자산뿐 아니라 주식, 채권, 펀드 등 기존 금융자산까지 디지털화해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며 “기존 증권시장의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넘어서는 새로운 투자 패러다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STO 상용화 속도…한국은 2027년 제도권 개막

김 본부장은 한국이 오랫동안 토큰증권 법안을 논의하는 사이 해외 주요 시장은 이미 상용화 단계를 밟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미국이나 싱가포르뿐 아니라 일본도 2020년 법 개정을 완료했다”며 “SBI, 노무라 같은 대형 금융사들이 토큰증권 발행을 주도하며 기관 중심 시장을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에 대해서는 “SFC와 HKMA를 중심으로 제도를 정비하고 육성 정책을 병행 추진하고 있다”며 “토큰화 채권, 펀드, CBDC 연계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중국 본토와 글로벌 자금을 연계하는 디지털 자산 허브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제도화 일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김 본부장에 따르면 2026년 1월 블록체인을 이용해 증권의 발행·유통 정보를 기록·관리하는 토큰증권 도입을 허용하는 전자증권법 개정안과 증권사를 통한 투자계약증권 유통을 허용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2027년 2월 법안 시행과 함께 제도권 내 토큰증권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막될 예정이다. 다만 그는 “법안 시행을 앞두고 시장 참여자들에게 명확하고 신속한 가이드라인 제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2030년 367조 원 전망…현장에서는 아직 요원한 얘기”

김 본부장은 국내 토큰증권 시장의 성장 전망도 소개했다. 하나금융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국내 토큰증권 시장은 2024년 34조 원 규모에서 2030년 약 367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약 20%로 가정됐으며, 주식·부동산 등 금융업 관련 시장이 국내 토큰증권 시장의 약 7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는 “2030년 기준 국내 토큰증권 시장은 GDP의 약 14.5%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국내 증권가에서 토큰증권 시장 선점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고, 앞으로 증권업계의 구도가 크게 재편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다만 전망과 현실 사이에는 간극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이러한 수치는 추정치일 뿐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여러 사유로 인해 다소 요원한 얘기로 들린다”며 “장밋빛 전망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라이빗 체인 중심으로 STO 생태계 확장해야”

김 본부장은 국내 STO 시장 활성화를 위한 과제로 프라이빗 체인 기반 생태계 확장을 꼽았다.

그는 “현재 퍼블릭 블록체인을 활용해 STO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법은 없다”면서도 “시장 참여자 통제, 예탁결제원의 총량 관리, 개인정보 파기 의무 등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사실상 퍼블릭 블록체인을 활용한 STO 시스템 구축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국내 STO 시스템은 퍼미션드 블록체인, 즉 사실상 프라이빗 체인이나 컨소시엄 형태의 체인을 중심으로 구축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이러한 제약으로 인해 각 증권사마다 별도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토큰증권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연계해 일부 퍼블릭 블록체인과의 연계도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토큰증권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법 시행 자체에 그치지 않고 실제 발행·유통·투자자 보호가 작동할 수 있는 인프라와 운영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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