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파업·셀트리온 노조 출범…노조 시대 맞은 K바이오

입력 2026-06-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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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 無노조 원칙 깨져
R&D 중심서 대규모 인력 기반 노조 활동 환경 조성
반도체·자동차·철강 등 다른 산업 영향 탓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왼쪽)과 셀트리온 사옥. (사진제공=각사)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왼쪽)과 셀트리온 사옥. (사진제공=각사)

국내 바이오산업을 이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에서 잇따라 노동 이슈가 불거지면서 K바이오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의 준법투쟁에 이어 셀트리온에서는 창사 25년 만에 노동조합이 출범했다. 성장 산업으로 인식되던 바이오가 대규모 생산시설과 수천 명의 인력을 운영하는 산업으로 성장하면서 노사관계 역시 주요 경영 이슈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3일 본지 취재 결과 임금과 성과급 지급과 관련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의 입장차가 여전하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확대 등을 요구하며 파업과 준법투쟁에 나섰고, 회사 측은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생산 현장 일부에서 차질이 발생하면서 노사 갈등이 산업 전반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이달 1일에는 셀트리온 노동자들이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산하 셀트리온지회 설립을 선언했다. 2002년 창립 이후 약 25년간 노조가 없었던 셀트리온에서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출범한 것이다. 지회는 노동자 권익 보호와 소통 창구 마련 등을 목표로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두 사례는 성격은 다르지만 국내 바이오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보여주는 사건으로 해석된다. 과거 바이오 기업은 연구개발 중심의 벤처기업이 대부분이었다. 직원 수가 수십~수백 명 수준이었고 연구 인력 비중이 높아 제조업과 같은 전통적인 노사관계가 형성되기 어려웠다. 하지만 산업 규모가 커지고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노동자 권익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과거 벤처 중심이었던 국내 바이오산업이 대형 산업으로 성장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업계에서 최근 대표적인 파업 사례로는 2022년 현대약품이 꼽힌다. 당시 노사는 9개월간 이어진 임금 갈등 끝에 2023년 2월 합의했다. 현재 대기업 계열 바이오 기업 가운데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 노조가 조직돼 있으며 SK바이오팜과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아직 노조가 설립되지 않았다.

한 대학의 바이오공학과 교수는 “그동안 제약·바이오 업계 노조는 비교적 사측과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요구가 강하게 표출된 사례는 많지 않았다”며 “최근 다른 산업에서 노조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는데 제약·바이오 업계도 이러한 흐름이 시작되는 단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반도체와 자동차, 철강 등 주요 제조업에서 노동조합이 등장하고 노사 협상 체계를 구축해 왔다. 바이오산업 역시 연구개발 중심 단계에서 대규모 생산과 상업화 단계로 진입하면서 유사한 변화를 겪고 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원장은 “제약·바이오 산업은 연구개발 중심의 산업 구조와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 규모, 낮은 생산직 비중 등의 특성으로 그동안 노사 갈등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면서도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 바이오 기업이 등장하면서 대규모 생산직 인력을 기반으로 한 노조 활동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또 삼성전자 등 다른 산업에서 노조 활동이 활발해진 사회적 분위기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 원장은 “과거와 같은 산업 전반의 연대보다는 개별 기업 중심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며 “업계 전체로 노조 활동이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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