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스퀘어랩, 컴플라이언스 내장형 커스터디 솔루션 ‘스피어’ 출시
전문가들 “규제 불확실성 해소·신뢰 인프라 구축이 온체인 전환 관건”

전문가들은 기관투자자의 가상자산 시장 진입을 위해 거래와 보관 기능을 분리한 수탁·정산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금융권이 온체인 금융을 실활용 단계로 옮겨가는 가운데, 국내 시장도 제도 정비와 신뢰 가능한 인프라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15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온체인 금융포럼 ‘OFF 2026’에서는 기관투자자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를 위한 수탁·정산 인프라와 제도 정비 필요성이 강조됐다.
고흥석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 최고전략책임자(CSO)는 가상자산 시장에서 거래와 보관 기능을 분리하는 장외 정산(OES) 구조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 CSO는 한국예탁결제원에서 전략기획팀장을 지냈다.
고 CSO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매매 체결뿐만 아니라 청산, 결제, 고객 자산 보관까지 모든 기능을 한 곳에서 수행하는 기존 중앙화 거래소(CEX) 구조는 자본 파편화와 거래 상대방 리스크에 취약하다”라며 “고객 자산은 독립된 수탁 기관에 안전하게 보관하고, 거래소는 체결 기능만 수행하는 장외 정산 메커니즘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자산을 독립 수탁사에 전적으로 보관하는 것처럼, 글로벌 기관들은 이미 장외 정산 구조를 표준으로 채택한다"라며 "한국 시장에도 법인 및 기관 투자자의 가상자산 참여가 본격화되면 국내 원화 거래소와 수탁사 간의 실질적인 장외 정산 협력 모델 구축과 더불어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등에 거래와 보관 업무를 명확히 분리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박양수 페어스퀘어랩 상무는 가상자산이 단순한 보관 대상을 넘어 핵심 금융 인프라를 통해 운영해야 하는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대형 은행들이 이미 관련 인프라를 구축해 운영하는 가운데, 한국 금융기관들도 향후 3~5년 안에 토큰증권(STO), 스테이블코인, 실물연계자산(RWA) 시장을 차례로 마주하게 될 것이라며 선제 공통 인프라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상무는 국내 금융기관이 온체인 금융에 대응하려면 개별 사업마다 시스템을 따로 구축하기보다 규제와 기존 금융 시스템을 함께 반영한 공통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기관이 온체인 인프라를 실제 도입할 때 △글로벌 표준과 한국 규제의 괴리 △규제 변화에 따른 시스템 재설계와 매몰 비용 △복잡한 내부 프로세스 통제 △기존 레거시 시스템과의 연동 단절 △구축 속도와 규제 호환성 사이의 딜레마 등 5가지 한계에 직면한다”라고 지적했다.
페어스퀘어랩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컴플라이언스 내장형 통합 커스터디 솔루션 ‘스피어(Sphere)’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스피어는 단일 프라이빗 키를 생성하지 않고 키를 분산해 서명하는 다자간연산(MPC) 기술을 적용해 자산 탈취 위험을 구조적으로 낮춘다는 설명이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황석진 동국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이정두 금융연구원 박사, 정상훈 전북은행 부행장, 김완성 코스콤 부서장, 김필수 금융결제원 전문연구역이 패널로 참석했다. 패널들은 한국 금융산업의 성공적인 온체인 전환을 위해 규제 불확실성 해소와 신뢰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참석자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이미 실활용 단계에 진입했지만, 국내는 제도적 지연으로 정체돼 ‘갈라파고스’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상훈 부행장과 이정두 박사는 “규제가 없는 불확실성보다 차라리 강한 규제가 낫다”라며 조속한 제도 정립과 정부의 적극적인 마스터플랜 제시를 촉구했다.
김필수 연구역은 전통 금융의 분산원장 기술 활용과 일반 가상자산을 명확히 구분하는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짚었으며, 김완성 부서장은 분산원장이 자본시장에서 법적 장부 임무를 수행하려면 장애나 운영상 책임을 담보할 수 있는 시스템 안정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