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새 주식계좌 45% 폭증할 때 정기예금은 '급감'…선명해진 '머니무브' [돈의 질서가 바뀐다 上-③]

입력 2026-05-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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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활황이 한국인의 자산 흐름을 바꾸고 있다. 코스피가 8000선까지 치솟는 초강세장이 펼쳐지자 은행 예금에 머물던 자금이 증시로 이동하고 있다. 부동산 대기자금과 연금 자산까지 금융시장으로 흘러들며 ‘머니무브’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가파른 랠리는 포모(FOMO·기회를 놓칠까 두려운 심리)를 키웠고, 빚투와 단기 과열 부담은 시장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돈은 다시 증시 주변에 머물고 있다. 예적금에서 증시로, 부동산에서 금융자산으로. 국내 증시 활황이 한국 사회의 돈의 질서를 다시 쓰고 있다.

안전 자산의 대명사였던 정기예금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썰물처럼 밀려드는 '머니무브' 현상이 구체적인 통계 수치로 확인됐다. 주식 계좌 1억 개 시대가 열리는 동안 전통적인 저축 계좌는 1200만 개 넘게 사라지며 자본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5월15일 7331만2158개였던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2026년 5월13일 1억606만4010개로 집계됐다. 불과 3년 만에 3275만1852개가 늘어나며 44.67%라는 경이로운 증가율을 기록한 것인데, 이는 경제활동 인구 대다수가 복수의 투자 계좌를 운용하며 자본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월별 증가 폭을 보면 2025년 말부터 2026년 초가 자금 유입의 결정적 변곡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한 달간 187만7737개의 계좌가 새로 개설된 데 이어 2월에는 202만7129개 증가하며 증가 폭이 정점에 달했다. 3월과 4월에도 각각 147만8559개, 141만4113개 늘어나며 열기가 식지 않았으며, 5월은 13일 기준으로만 이미 97만5324개가 증가해 견조한 유입세를 유지 중이다.

반면 전통적인 저축 상품인 정기예금은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한국은행의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3505만5000좌였던 정기예금 계좌 수는 최근 2년 사이 1264만4000좌가 급감하며 2241만1000좌까지 쪼그라들었다. 연 2.93% 수준의 낮은 금리에 실망한 자금이 대거 이탈하면서, 은행 예금에 돈을 묶어두는 것을 실질적인 기회비용 손실로 인식하는 대중적 흐름이 수치로 증명된 셈이다.

자본시장의 질적 성장세는 더욱 극적이다.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겨둔 투자자예탁금은 작년 초 57조582억원에서 133조5088억원으로 약 134% 폭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 역시 1963조1269억원에서 6134조7157억원으로 무려 212%라는 기록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자산 관리의 축이 이동하면서 금융권의 자금 유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은행권에서 빠져나가는 자금을 잡기 위해 증권사들은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과 맞춤형 자산 배분 서비스를 내놓고 있으나, 한 번 높아진 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을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태형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지점장은 "현재의 예금 금리로는 물가 상승률을 방어하기도 힘든 수준이지만 우리나라 증시는 워낙 뜨겁다 보니 자금이 투자로 쏠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주식 계좌 1억 개 시대와 코스피 시가총액 6100조원 돌파는 가계의 자산 관리 패러다임이 '저축'에서 '투자'로 완전히 바뀌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지표"라고 평가했다.

이어 "정기예금이 급감하고 증시 대기 자금이 160% 이상 폭증한 것은 단순한 유행이 아닌 전반적인 자산 구조의 재편인 만큼,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률 뒤에 숨겨진 변동성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AI 생성) (구글 노트북 LM)
▲(사진=AI 생성) (구글 노트북 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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