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중재 내용 외부 공개에 절차·도덕성 논란 확산
노조 “사측 실적 전망 비현실적”…성과급 협상 갈등 재부각
삼성전자 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사후조정 과정에서 이뤄진 비공개 회의 내용을 녹음해 조합원과 언론에 공개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부 중재 아래 진행된 비공개 협의 내용을 외부에 공유한 행위가 향후 노사 분쟁 조정 절차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은 최근 익명 소통 채널을 통해 중노위와 진행한 사후조정 회의 음성 파일을 조합원들에게 공유했다. 이후 언론에도 동일한 녹음파일과 녹취록을 전달했다.
해당 녹취에는 지난 12일 진행된 중노위 조정 과정에서 최 위원장과 중재위원 간 대화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노사는 성과급 제도 개편과 영업이익 연동 방식 등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상태였다.
녹취에서 최 위원장은 회사 측 교섭대표가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를 낮게 언급한 점을 문제 삼으며 “현재 실적 전망과 괴리가 크다”는 취지의 불만을 제기했다. 이어 회사 측이 반도체 사업 상황과 실적 규모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재위원은 노사 간 간극을 좁힐 수 있는 절충안을 검토하겠다며 조정 지속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 위원장은 “추가 협상보다 조정안 제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중노위 사후조정이 통상 비공개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회의 내용 공개 자체가 향후 중재 절차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상대방 동의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녹취가 이뤄졌다면 적절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노사관계 전문가는 “조정 절차는 당사자 간 신뢰를 전제로 운영되는 만큼 협의 과정이 외부로 공개되면 향후 중재 기능 자체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법적 문제와 별개로 노사 모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1~12일 중노위 주재 사후조정을 진행했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제도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결렬을 선언했고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