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담판 돌입…세게 나온 시진핑 vs 절제한 트럼프

입력 2026-05-1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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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의 베이징 만남 속 패권 신경전
시, ‘투키디데스’ 언급...G2 인정 노렸나
“대만 문제 잘못 처리하면 충돌” 경고도
트럼프 ‘상호주의’ 강조하며 거래 메시지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베이징에서 9년 만에 대면했다. 두 정상은 스킨십과 웃음, 덕담을 통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연출했지만 뼈 있는 발언을 나누며 신경전도 잊지 않았다. 특히 시 주석이 미국에 준하는 초강대국으로서 중국의 지위 확인과 협력 필요성을 담아 의미심장한 발언을 한 데 반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수위를 조절하며 자신의 주장을 절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양국 대표단이 함께 참석한 가운데 확대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회담은 이날 오전 10시 15분께 시작해 약 135분 동안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 들어가기 전 환영행사에서 “미·중 관계와 미래는 환상적”이라며 “어느 때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서로 오래 알고 지내왔다”면서 “양국 대통령 간 맺어진 관계 가운데 가장 긴 인연으로 영광”이라고 평했다. 시 주석을 ‘위대한 지도자’라며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에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 양국과 세계의 중대한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을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미·중은 파트너가 돼야지 서로 적수가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올해가 미·중 관계의 역사적인 해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상회담 장에서는 미묘한 기싸움이 이뤄졌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대만 문제는 양국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며 “이를 적절히 처리하면 관계의 전반적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잘못 다루면 양국이 대립, 심지어 충돌에 직면할 수 있어서 전체 미·중 관계를 극도로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같은 강경 발언은 비교적 온화한 분위기의 모두발언 직후 나온 것으로 중국 지도부가 대만 영유권 문제를 얼마나 중대하게 여기는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각인시키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또 “중국과 미국이 ‘투키디데스 함정’을 넘어설 수 있을지, 대국 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개척할 수 있는지는 역사적 질문”이라며 “나와 당신이 대국의 지도자로서 함께 써내려 가야 할 시대의 답안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신흥 강대국이 기존의 패권 강대국을 위협할 때 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의 국제정치 용어다. 중국이 미국의 견제를 받는 추격자라는 기존 구도에서 벗어나 미국과 함께 새로운 국제질서를 이끄는 주요 2개국(G2) 체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실상 ‘대등한 공존’을 요구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거 동행한 미국의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중국과의 무역과 사업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상호주의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미국 기업인들의 기대를 전달하는 형식이었지만 실제로는 중국이 어떤 경제적·통상적 양보를 내놓느냐에 따라 미국 역시 상응하는 보상을 제공할 수 있다는 ‘거래의 신호’를 담은 발언으로 해석됐다.

평소 즉흥적이고 거친 표현을 장황하게 쏟아내는 트럼프 대통령의 화법과 비교하면 이날 공개 발언은 상당히 신중하고 온건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이번 회담이 향후 미·중 관계의 방향성을 좌우할 중대 분수령인 만큼 공개 석상에서는 불필요한 자극을 피하며 전략적으로 수위를 조절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미국 정부가 이날 트럼프의 방중에 앞서 중국 기업 약 10곳에 엔비디아 H200 인공지능(AI) 칩 구매를 승인했지만 막상 중국 정부 측의 거부로 납품은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막판 트럼프 방중 사절단에 합류했는데 이번 회담에서 돌파구를 찾게 되면 한국 반도체기업들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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