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지수가 7900선에 안착한 가운데 증권가는 8000을 넘어 1만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국내외 주요 증권사들이 반도체 장기 호황과 인공지능(AI) 산업의 폭발적 성장을 근거로 목표치를 일제히 상향하면서 한국 증시의 '천장'이 완전히 열렸다는 평가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증권사들이 코스피의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하며 지수 1만 달성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날 KB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 목표 지수를 기존 7500에서 1만500으로 40% 상향 조정했다. 이는 1980년대 후반 '3저 호황' 당시의 기록적인 상승세보다 더 강력한 흐름으로, AI 투자가 견인하는 실적 개선 속도가 지수 상승 속도를 앞지르고 있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KB증권은 2026년 코스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배 증가한 919조원을 기록하고, 2027년에는 1240조원에 달해 사상 첫 1000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글로벌 투자은행(IB)인 JP모건 역시 한국 증시를 아시아 최선호 시장으로 꼽으며 강세장 시나리오 기준 코스피 목표치를 1만으로 제시했다. JP모건은 한국이 AI와 반도체 분야에서 높은 노출도를 가진 시장이라고 분석하며, 메모리 수급 부족이 내년에 더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다만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노조 문제와 인건비 상승이 향후 영업이익에 7~12% 수준의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변수로 꼽았다.
국내 증권사들의 낙관론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현대차증권은 연말 코스피 목표치를 9750으로 높였으며, 강세장에서는 최대 1만2000까지도 도달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현재 코스피 반도체 업종의 주가수익비율(PER)이 과거 20년 평균을 크게 밑돌고 있어, 미국 마이크론 수준인 8배까지만 재평가되어도 지수가 급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랠리를 이을 차세대 주도주로는 로봇과 자율주행이 결합된 '피지컬 AI' 관련주가 급부상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포스트 반도체'를 찾는 흐름 속에서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고 저평가된 범 AI 관련주인 로봇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AI 산업이 2026년 실시간 추론 중심의 '에이전틱 AI'를 거쳐 2028년 '피지컬 AI'로 진화함에 따라 하드웨어 인프라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과 궤를 같이한다.
미래에셋증권이 꼽은 주요 관련주로는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무벡스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와 LG씨엔에스, LG전자 등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보스턴다이나믹스를 보유한 현대차 등은 단순한 제조사를 넘어 전체 AI 인프라 성능을 좌우하는 '희소 전략 자산'으로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 종목은 반도체 슈퍼 사이클 이후 시장의 에너지를 이어받을 강력한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시장 일각의 버블 붕괴 우려에 대해 전문가들은 명확한 붕괴 시그널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증시 랠리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경기 사이클의 붕괴나 금리 급등 조짐이 단기 내에 발생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에 힘입어 국내 증시의 배당성향이 2036년까지 40.0%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지수의 하단을 지지하는 강력한 동력이 될 전망이다.
이은택 KB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현재 시장은 지수가 몇 포인트까지 오를지 고민하기보다 이 강세장이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집중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영업이익이 2027년 906조원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AI 관련 핵심 자산을 보유한 기업들의 가치 재평가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