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옥죄자 매물 '말랐다'⋯서울 아파트 전세난 심화

입력 2026-05-1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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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전세수급지수 180 돌파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 지난해의 6배

▲서울 아파트 사진. (이투데이DB)
▲서울 아파트 사진. (이투데이DB)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강화로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하면서 서울 임대차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주택 가격 안정을 위한 수요 억제 정책이 오히려 전세 공급 부족을 초래하며 전셋값 상승 압력을 가중시킨다는 분석이다.

14일 네이버 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일대 주요 단지에서는 전세 매물을 찾기 어려운 상태다. 총 1095가구 규모의 '신도림 동아 1차'와 655가구의 '동아 2차'는 현재 등록된 전세 매물이 0건이다. 인근 '신도림 4차 e-편한세상'(853가구)도 전세 매물을 찾아볼 수 없다. 2298가구에 달하는 대단지인 '신도림 대림 1·2차'에서 구할 수 있는 전세는 단 1건이며, '동아 3차'(813가구)에서만 3건만 나와 있을 뿐이다.

서울 내 다른 지역도 매물이 빠르게 줄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양도세 중과 유예 관련 마지막 토지거래허가 신청이 마감된 9일 대비 전세 매물은 종로구(-13.0%), 도봉구(-11.0%), 강북구(-8.4%), 광진구(-4.2%) 순으로 줄어들며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났다.

KB부동산의 월간 전세수급지수(5월 4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은 180.26을 기록했다. 지수가 100을 넘을수록 전세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특히 강북 14개 구의 전세수급지수는 187.46에 달해 강남 11개 구(173.80)보다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중저가 주거지가 많은 강북권에서 전세 수요 압박이 더 강하게 나타난 셈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RICON)은 이달 발표한 '다주택자 규제 강화 정책에 따른 전세 시장 영향 점검' 보고서에서 이러한 전세난의 원인으로 정부의 규제 일변도 정책을 지목했다. 고하희 부연구위원은 "정부 정책이 공급 확대보다 '수요 관리', 특히 다주택자 규제에 무게를 두면서 단기적으로는 시장 심리를 위축시키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다주택자 규제 강화가 지속하는 한 전셋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전세 매물 공급이 위축되면서 전세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날 발표된 한국부동산원의 5월 둘째 주(11일 기준) 주간 아파트 동향 조사 결과 올해 서울 아파트 누적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은 2.8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0.48%)의 약 6배 수준이다. 전세가격지수는 특정 시점 대비 전셋값 변화를 나타내는 지표로, 상승 폭이 커질수록 세입자들의 임대차 비용 부담도 커졌다는 의미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임대차 가격 상승이 결국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매수 전환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 임대차 시장 가격 상승은 실거주 중심의 규제 영향으로 인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전세나 월세 등 임대차 가격이 오르면 수요자들은 대출 원리금과 임대료 부담을 비교하게 되고, 결국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대차 가격 부담이 커질수록 실수요자들의 매수 전환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며 "특히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가 이어지면서 지역 간 순환매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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