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도 숙련 기술은 살아남는다"… 유학파 아들 이끈 '서울명장' 뚝심

입력 2026-05-1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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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명장 김인호 대표가 인쇄 작업 현장에서 인쇄 품질과 색감을 확인하며 작업물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서울명장 김인호 대표가 인쇄 작업 현장에서 인쇄 품질과 색감을 확인하며 작업물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제조업 숙련 기술의 가치가 재조명받고 있다. 인공지능(AI) 확산과 산업 구조 변화 속에서 대체되기 어려운 ‘손끝 기술’의 희소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제조 업계의 고질적인 인력난과 청년층의 외면은 계속되는 가운데 숙련 기술의 대를 잇는 장인과 이를 지원하기 위한 서울시의 정책 지원사격에 관심이 쏠린다.

14일 서울시는 AI 시대 숙련 기술의 가치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시의 전방위적인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시는 최근 인쇄 분야 ‘서울명장’으로 선정된 김인호 대표의 작업 현장을 집중 조명하며 숙련 기술의 가치와 기술 전수의 의미를 되새겼다.

김 대표는 1970년 제책회사 입사를 시작으로 반세기 넘게 서울의 인쇄 골목을 지켜온 산증인이다. 그는 고도의 정밀함이 요구되는 의약품·화장품 포장 상자(폴딩카톤·Folding Carton)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고 한글 홀로그램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등 패키징 기술 고도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인쇄 분야 ‘서울명장’에 선정됐다.

김 대표는 “기술은 단기간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현장에서 경험하며 축적되는 것”이라며 “결국 현장을 버티고 지속하는 과정에서 숙련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또 김 대표의 인쇄소에선 아들이 기술 수련에 한창이다. 미국에서 공학 분야 박사과정을 밟던 아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진로를 고민하다 2011년 귀국해 인쇄업에 종사 중이다. 김 대표의 아들은 10여 년의 세월을 버텨내며 현재 생산 공정 전반을 아우르는 실질적인 운영자로 성장했다. 당시 김 대표는 "기술을 익히면 평생 먹고 살 수 있다"며 아들을 설득했다.

최근 도시 제조업 현장은 벼랑 끝에 서 있다. 숙련 기술 인력의 고령화와 청년층의 유입 단절은 산업 생태계 전반을 위협하는 핵심 요인이다. 대부분 과정이 자동화됐지만 정밀한 후가공 등 인간의 미세한 감각에 의존해야 하는 공정은 여전히 존재해 숙련 기술자 확보는 필수다.

이에 시는 산업의 근간인 기술 인력이 유입되고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입문·숙련·인정’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지원 체계를 가동 중이다.

우선 숙련 기술인의 자긍심 고취를 위해 과거 '우수 숙련기술인' 제도를 ‘서울명장’으로 개편했다. 양적 확대보다는 질적 지원에 집중하기 위해 기존 5개 업종 30명(1인당 200만원)이던 선정 규모를 업종별 1명씩 총 5명으로 축소하고, 기술개발장려금을 1인당 1000만원으로 크게 높였다. 이들은 앞으로 기술교육원과 특성화고교 특강 등을 통해 후배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직접 전수하게 된다.

아울러 새롭게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시민을 위해 서울시 기술교육원(중부·동부·북부 캠퍼스)을 운영 중이다. 만 15세 이상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자동차정비, 특수용접, 인테리어, 승강기제어 등 현장 수요가 높은 기술을 무료로 배울 수 있다. 올해부터는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단기 체험형 ‘일 경험 과정’도 신설됐다.

시는 이처럼 기술 입문부터 숙련, 현장 정착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통해 AI 시대에도 경쟁력을 갖춘 현장형 기술인재 양성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수연 서울시 경제실장은 “AI 시대에도 숙련 기술은 산업 현장을 지탱하는 중요 기반”이라며 “손끝 기술이 단순한 생계 수단을 넘어 청년들의 확실한 미래 직업 경쟁력이 될 수 있도록 현장 기반의 교육과 인재 양성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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