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6호 펀드, 고려아연 공개매수에도 활용된 것으로 알려져
CIC 등 중국자본 출자도 재조명…MBK “전체 약정액 5% 불과, 글로벌 기관투자자” 반박

일본 정부가 MBK파트너스의 마키노후라이스제작소(마키노) 인수 시도에 제동을 걸면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도 경제안보 논의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마키노 인수에 활용된 것으로 알려진 MBK 6호 바이아웃 펀드가 앞서 고려아연 공개매수에도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MBK 측은 해당 펀드에 중국 자본이 일부 포함됐다는 우려에 대해 “비중이 제한적이며 운용상 영향력도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과 경제산업성은 지난달 23일 MBK가 마키노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MM홀딩스에 마키노 주식 취득 중단을 권고했다. MBK는 일본 정부의 권고를 수용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가 외환관리법에 따라 외국 자본의 기업 인수에 중단 권고를 내린 것은 2008년 이후 두 번째 사례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주요 매체들은 마키노가 생산하는 공작기계의 이중용도 가능성이 일본 정부 판단의 핵심 배경이라고 보도했다. 공작기계는 민간 제조업에서 폭넓게 쓰이지만, 고성능 장비의 경우 방산 제품이나 군사용 부품 생산에도 활용될 수 있다. 일본 정부가 관련 기술과 정보가 자국 방위산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결정 이후 국내 투자업계에서는 MBK 6호 펀드의 활용 범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해당 펀드는 마키노 인수 추진뿐 아니라 2024년 영풍과 MBK가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섰을 때도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고려아연이 비철금속 제련과 배터리 소재, 핵심광물 공급망과 연결된 기업인 만큼, 단순한 경영권 분쟁을 넘어 경제안보 관점에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고려아연은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이라는 점에서도 논의의 중심에 있다. 고려아연의 니켈 함량 80% 초과 전구체 설계·제조 공정 기술은 2024년 11월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됐다.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아연 제련 공정의 저온·저압 헤마타이트 공정 기술도 산업통상자원부의 국가핵심기술 고시 개정안에 포함됐다.
국가핵심기술은 해외로 유출될 경우 국가안보와 국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술을 대상으로 지정된다.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르면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해외 인수·합병 대상이 될 경우 사전에 산업통상자원부 승인 또는 신고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도 MBK 펀드의 출자자 구성과 자본 성격이 쟁점으로 거론돼 왔다.
논란의 핵심은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의 출자 여부와 비중이다. CIC는 MBK 6호 펀드에 약 4000억~5000억원을 출자한 유한책임사원(LP) 가운데 하나로 알려졌다. 김광일 MBK 부회장은 2024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CIC의 출자 비중에 대해 전체 약정액의 약 5% 수준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CIC는 중국의 외환보유액 운용과 해외투자를 담당하는 국부펀드다. 미 의회 산하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는 2013년 보고서에서 CIC가 중국 국유기업들과 함께 자원 부문에 투자해 왔고, 미국 상장기업 지분도 다수 보유했다고 언급했다. CIC는 2009년 자회사 풀블룸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캐나다 광산기업 텍리소스에 15억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당시 CIC는 장기 금융투자 목적이라고 설명했지만, 핵심광물 기업에 대한 중국 자본의 영향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졌다.
MBK는 중국 자본 출자 논란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MBK 측은 "CIC의 출자 비중이 6호 펀드 전체 약정액의 5%에 불과하고, 나머지 95%는 각국 연기금과 글로벌 기관투자자 등으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해왔다. 또 CIC가 MBK뿐 아니라 블랙스톤, 칼라일, KKR 등 글로벌 대형 사모펀드에도 출자해 온 기관투자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