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안성 발품 팔며 현안 챙기는 성실함
군수학교 급식 납품 등 수요 확대 성과
장기 비육 권유로 품질 향상 매진
“국내산 육우 우수성, 널리 알릴 것”

“육우(肉牛)의 경쟁 상대는 한우가 아닙니다. 처음부터 미국·호주산 수입육과 경쟁해왔어요. 맛이나 품질로는 자신 있습니다.”
조재성 육우자조금관리위원회(육우자조금) 위원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 내내 ‘신선한’과 ‘국내산’이란 단어에 힘을 줬다. 조 위원장은 2월 대전 KT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육우대의원회에서 ‘3선 연임’을 확정했다. 2022년부터 위원장으로 활약해 온 그는 2028년까지 총 6년간 국내 육우산업 성장을 위해 또 한번 뛸 채비를 마쳤다.
육우자조금은 한국 육우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육우농가가 납부하는 금액을 주요 재원으로 조성·운용되는 자금을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국내산 육우의 우수성을 알려 소비촉진을 유도하고 육우농가에 컨설팅 제공과 함께 다양한 판매 안정화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조 위원장에게 3연임 비결을 묻자 “운이 좋았다”며 연신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지난 임기 동안 보인 꾸준한 성실함이 그 비결임을 알 수 있다. 첫 위원장 선출 직후 1년이 지나지 않아선 ‘한 번은 더 못하겠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힘들었던 그다. 하지만 대의원들의 계속된 제안과 요청에 두 번째 선거에 나갔고, 두터운 신임 속 3선 위원장이 됐다. “제가 대구에 사는데, 일주일에 두 세 번은 당시 안성에 있던 육우자조금 사무실을 오가며 현안을 챙겼다. 일을 잘하든 못 하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대의원들이 좋게 보신 것 같다”고 했다.
조 위원장은 육우자조금 운영에 큰 원칙이 있다. 그는 사업 하나를 추진하더라도 대의원들에게 미리 계획을 알리고 상황을 설명하고 서로 의논한다. 처음엔 대의원 대부분은 일일이 다 얘기하지 않아도 된다고 만류했지만, 그는 이 원칙을 계속 지켜왔다. 육우자조금 업무는 항상 투명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기 때문. 조 위원장은 “평소에 자주 상황을 공유·논의하다 보니 회의를 해도 10분이 채 안돼 끝난다”고 웃었다.
특유의 부지런한 ‘발품’도 그의 무기다. 그가 위원장을 맡은 후 한 해 차량 주행거리가 약 10만㎞에 달할 정도다. 전국 곳곳을 찾아 직접 확인하고 현안을 챙기다 보니 본업인 육우 사육에 진땀을 뺀다고 털어놨다. 자신의 농장에 신경 쓰다 보면 육우자조금이 돌아가지 않고, 반대의 경우엔 농장이 금세 지저분해졌다. 조 위원장은 “제 농장의 사육 두수는 100마리 이상 줄었고 출하 실적도 다소 떨어졌다. 두 마리 토끼는 절대 잡을 수가 없더라”면서도 “그래도 어쩌겠나. 육우자조금의 본질은 ‘농가 소득 증대’이니, 위원장이 사무실만 지키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진입장벽 높은 軍급식 개척…온라인 홍보도 순항
조 위원장의 가장 큰 성과로는 ‘군(軍) 대상 사업 확대’가 꼽힌다. 안정적인 수요 확보가 가능해 전임 위원장부터 두드린 시장이지만 쉽게 열리지 않았다. 문은 의외의 만남에서 활짝 열렸다. 그가 이곳저곳 발품을 팔며 지인들에게 군 대상 사업 의지를 보였는데, 육군종합군수학교에서 강의 중인 한 교수님이 학교에 사업을 소개하며 물꼬가 트였다.
조 위원장은 “군부대는 안전 문제로 식자재를 직접 손질하지 못하게 바뀌어 단체급식 비용이 계속 상승 중이었다”며 “수입육이 아닌 국내산 육우를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한다고 하니 학교 측이 매우 반겼다”고 설명했다. 이후 육우자조금은 2024년 7월 육군종합군수학교에 납품을 시작, 지난해 육군·해군·공군 특성화 고교 요리특강까지 납품 영역을 넓혔다. 남원 제일고(해군 특성화), 영주 한국국제조리고(육군 특성화), 대구 상서고(공군 특성화), 진해 해군사관학교 등에서 미래의 조리병을 위해 육우를 활용한 요리 교육을 진행했다. 해군 잠수함 승조원 대상 시연 등 추가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유명 셰프와의 협업은 젊은 세대와의 소통 강화에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마마리마켓의 송하슬람 셰프는 현재 육우자조금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다. 일명 ‘반찬 셰프’로 알려진 송 셰프는 요리 특강을 통해 육우를 활용한 다채로운 레시피를 선보이며 담백하고 깊은 맛, 저지방의 깔끔한 풍미 등 육우의 강점과 전문성도 자연스럽게 홍보한다. ‘전국 육우쿠킹클래스’도 온라인 중심 홍보 효과를 톡톡히 내고 있다. 유명 셰프, 요리연구가 등이 참여한 쿠킹클래스를 열었고 온라인 활용을 위한 쿠킹박스 마케팅이 적중했다. 인플루언서들이 육우자조금이 보낸 ‘쿠킹박스’로 직접 요리한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자발적으로 올리면서 1년 내내 바이럴(입소문)이 이어졌다.
◇블라인드 테스트서 수입육 눌러…품질상향 평준화 ‘방점’
국내산 육우는 한우와 젖소를 제외한 모든 식용으로 사육되는 소 품종 전체를 지칭한다. 한우에 비해 사육 기간이 짧아 육질이 연하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 위원장이 강조하는 육우의 핵심 키워드는 △저지방 △고단백 △가심비 △신선 냉장 유통이다. 그는 “한우는 한우 고유 브랜드로 가는 것이고, 우리는 미국·호주산 수입육과 단가에서 직접 경쟁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 인식 개선”이라고 강조했다.
자신감의 근거는 블라인드 테스트다. 지난해 서울 한 호텔에서 유명 셰프 5명이 참여한 △육우 △호주산 소고기 △미국산 소고기 블라인드 시식 행사에서 5명의 셰프 모두 육우를 가장 맛있다고 평가했다. 조 위원장은 “셰프들이 시식 전엔 미국산을 1등으로 점쳤는데 블라인드 테스트 후 다들 놀라더라”며 “수입육과 경쟁할 때 항상 우위에 있다고 본다. 단지 인식이 아직 따라오지 않았을 뿐”이고 자신했다.

품질 향상엔 사육 기간도 한몫했다. 조 위원장은 취임 이후 농가들에 24개월 이상 장기 비육(도축 전 고단백·고열량 사료를 먹여 체중을 늘리고 마블링을 축적, 고기 육질을 부드럽게 만드는 과정)을 권유해 왔다. 그는 “예전 18~20개월 출하가 많을 때는 고기가 무르고 싱겁다는 평가가 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비육 기간이 2~3개월 늘어나면 자금 회전은 어려울 수 있지만, 등급이 한 단계 올라갈 확률이 커져 결국 농가 수익이 극대화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육아자조금은 장기 비육을 통한 품질 상향 평준화를 강조하며 사육 기술과 시스템 등을 가르치는 권역별 순환 세미나도 운영 중이다.
그는 다만 수입소고기 무관세의 단계적 시행에 대해선 “단가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어 “한우는 고유의 브랜드를 갖고 있으니 부담이 덜할 텐데, 육우는 아직 인식 개선에 노력할 점이 많다”며 “농림축산식품부와도 지속 논의하고 있다. 먼저 자조금 예산을 더욱 합리적으로 운영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조 위원장은 임기 동안 ‘보여주기식 행사’를 꾸준히 줄여왔다. 올해는 육우 역사 소개와 축하공연 등의 ‘육우데이’ 기념식 대신 소비자가 직접 육우를 맛볼 수 있는 ‘육우 장터’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농가 대상 저리 자금 지원, 사료값 안정을 위한 대책 등은 협회를 통해 농림축산식품부에 지속 건의 중이다. 조 위원장은 “국내산 소고기라고 하면 보통 한우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우리 육우의 우수성을 꼭 널리 알리고 싶다”며 “자조금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해 인식 제고와 농가 소득 증대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1983년 출생
前 달성군4H연합회 회장
前 달성축협 대의원
前 육우자조금관리위원회 감사
前 육우자조금관리위원회 부위원장
現 한국낙농육우협회 대의원
現 한국낙농육우협회 육우분과위원회 부위원장
現 달성축협 감사
現 육우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
수상경력
제28회 농어촌청소년대상 농림수산식품부장관상
제18회 전국축산물품질평가대상 육우부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