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여전채 후폭풍⋯조달비용 완화 효과 ‘시차 부담’

금리 하락기에도 카드사들의 이자 부담은 오히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고금리로 조달한 비용이 반영되면서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8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이자손익 합산은 -3조6877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1조5410억원에서 시작해 2022년 -2조220억원, 2023년 -2조8929억원, 2024년 -3조4973억원으로 매년 악화했다. 지난해까지 감소세가 이어진 것이다.
이자손익은 이자수익에서 이자비용을 뺀 값이다. 카드사가 대출채권과 예치금 운용으로 얻는 수익이 이자수익이다. 반면 여전채 발행이나 금융기관 차입으로 지급하는 비용은 이자비용에 해당한다. 이자비용이 더 크면 손실이 발생한다.
지난해 카드사들은 수익과 비용 모두에서 불리한 흐름을 보였다. 이자수익은 2023년 9891억원에서 2024년 9830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8994억원까지 감소했다. 반면 이자비용은 2023년 3조8821억원에서 2024년 4조4804억원, 지난해 4조5872억원으로 늘었다.
구조적 한계도 부담을 키웠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예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없다.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영업을 위해 여전채나 차입금에 의존해야 한다. 이 때문에 시장금리와 채권 발행 여건이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즉각 반영되지 않는 점이 문제다. 이미 고금리로 발행한 채권은 만기까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신규 발행분에는 낮은 금리가 적용되더라도 기존 조달분의 영향은 일정 기간 지속된다.
실제 AA+ 등급 여전채 3년물 금리는 2022년 초 2%대에서 같은 해 하반기 6%대까지 급등했다. 레고랜드 사태 전후로 채권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카드사들은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야 했다.
당시 발행된 채권의 이자비용은 2~3년의 시차를 두고 최근 손익에 반영되고 있다. 금리 하락기에도 이자손익이 개선되지 않는 이유다.
업계는 지난해부터 여전채 시장이 안정되며 낮은 금리로 발행한 물량이 향후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조달비용 부담이 일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다.
다만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고채와 여전채 금리가 다시 오르고 있다”며 “단기 개선 여지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으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