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여파로 비닐 등 화학 원료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화훼 농가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현장 목소리가 나왔다. 어버이날과 스승의날이 포함된 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카네이션 수급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박태석 과천 화훼협회 회장은 2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현재 상황에 대해 “가격은 둘째 문제고 물건이 없다고 안 주니까, 공급이 안 되는 게 첫째 문제”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특히 꽃 출하에 필요한 기본 자재 부족을 심각한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겨우내 길러놓은 식물들을 담아서 팔아야 되는데 담아 팔 그릇이 없다”며 “꽃을 담아서 파는 사각 상자 보급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자재 부족은 단순한 출하 문제를 넘어 다음 재배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 회장은 “다음에 팔 것을 심어야 하는데 심을 포트가 없다”며 “지금은 여기저기 주워 쓰고 돌려 쓰지만 공급이 계속 안 되면 큰 타격”이라고 설명했다.
비료 수급 상황도 심각한 수준이다. 그는 “복합비료나 요소비료 같은 건 농협에 거의 없다”며 “주문도 안 받고 아예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용도로 쓰이는 비료를 당겨다 쓰고 있는데 결국 그쪽도 품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비료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현장과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 회장은 “이론적으로는 맞는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농가나 농협에 가보면 없다”며 “행정적으로 충분하다는 얘기를 이해 못 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자재난은 화훼 농가의 생산 구조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는 “이건 우리들의 생존 문제”라며 “공급이 계속 안 되면 심각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화훼 산업은 계절별로 생산과 출하가 이어지는 구조인 만큼 영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박 회장은 “봄에 출하하면서 여름것을 준비하고, 여름에 출하하면서 가을것을 준비하는 시스템인데 그게 망가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꽃 가격은 아직 큰 변동이 없지만 자재 가격은 이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는 “비닐 제품들은 지금 다 오른다고 보면 된다”며 “다음 출하부터는 꽃값도 인상이 돼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당장 가정의 달을 앞둔 카네이션 공급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이미 생산된 것들은 준비를 다 하고 있다”면서도 “그 뒤에 재배하는 것들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재 수급 정상화 시점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그는 “중동에서 원료가 들어와야 하는데 그게 원활해져야 풀릴 것”이라며 “지금은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