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내달 중 'GPU 확보·구축·운용지원 사업'의 수행 기관을 선정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도하는 이 사업은 민관이 협력해 대규모 GPU를 신속히 확보하고 이를 국내 산·학·연에 공급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정부 예산 2조800억원으로 최신 GPU 약 1만5000장을 구매해 안정적으로 구축·운용할 민간 클라우드 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이 골자다.
13일까지 진행된 사업 공모에는 네이버클라우드와 KT클라우드, 삼성SDS, 쿠팡, 엘리스그룹 등 총 5개 기업이 참여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이번 사업에서도 복수 사업자가 선정될 것으로 점친다. 지난해 1조4000억원 규모로 진행된 동일 사업 공모에서는 네이버클라우드와 카카오, NHN클라우드, 쿠팡 등 4개사가 참여해 쿠팡을 제외한 3개사가 최종 선정된 바 있다.
다만 1만5000장의 GPU 물량의 배분 분량이 관건이다. 지난해에는 NHN클라우드와 네이버클라우드가 각각 1만장 안팎의 GPU 구축 계획을 제출했으나 최종적으로 NHN클라우드가 약 8000장, 네이버클라우드가 약 3000장, 카카오가 2400여장을 구축하는 것으로 배정받았다. 당시 정부가 가장 대규모의 클러스터링 구축을 제안한 NHN클라우드의 사업 계획을 높이 평가하면서다.
올해 사업에서도 정부는 산·학·연 공급 물량에 있어 최소 1개 클러스터를 256노드(2048장 GPU) 이상 규모로 구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여러 개 GPU를 단일 서버(노드)로 묶어 연결하는 클러스터 규모가 클수록 연산 처리 속도와 효율이 크게 향상된다.
다만 이번 사업에서는 대규모 클러스터링뿐 아니라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플랫폼인 베라 루빈 구축 여부가 승부수로 떠오른다. 정부가 베라 루빈 도입을 제안하는 사업자에게 가점을 주기로 하면서다.
업계에 따르면 공모에 참여한 5개 기업 중 네이버클라우드와 엘리스그룹이 베라 루빈 구축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KT클라우드와 쿠팡은 제안서에서 베라 루빈을 제외한 것으로 파악된다. 네이버클라우드의 경우 최근 LG CNS로부터 임차한 삼송 데이터센터를 활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엔비디아 B300 288노드(GPU 2304장)를 주축으로 일부 베라 루빈을 포함한 수천장 규모 GPU 구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형 모듈러 데이터센터'(PMDC) 사업을 하는 엘리스그룹은 이미 베라 루빈을 지원하는 PMDC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엔비디아 B300 기준 최대 1만368장 규모의 GPU 클러스터링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쿠팡은 엠피리온디지털의 양재 데이터센터 일부를 활용할 전망이다. 이미 지난해 막대한 투자비를 들여 40메가와트(mW) 규모의 양재 데이터센터 전체를 100% 임차한 쿠팡은 지난해 GPU 사업에서 최종 탈락하며 대규모 상면 활용처를 고심하고 있던 상황이다.
이번 사업에서는 자체 활용 비중의 설계 방식 또한 변수로 지목된다. 이 사업은 정부 예산으로 GPU를 구매해 소유권이 NIPA에 귀속되지만 참여 기업은 연구기관과 스타트업 등 공공 프로젝트에 제공해야 하는 일부 물량을 제외한 나머지 자원을 자체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정부가 공공 공급 비중을 크게 책정할수록 가점을 주고 있어 사업자들의 물밑 눈치 싸움이 치열한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