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조합원은 형평성, 하청노동자는 저임금 편입 우려 제기

대법원의 확정 판결로 포스코의 7000명 직고용 방침이 가시화됐으나, 현장의 분위기는 냉랭하다.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대규모 직고용의 길이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정규직 노조와 하청 노조 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진통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직고용 전환 방침을 둘러싸고 원청 직원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회사 경영과 인사 체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기존 정규직 구성원들과의 충분한 소통이나 논의 없이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전국금속노조 소속 포스코 노조는 22일 포스코 광양제철소 앞에서 이와 관련한 집회를 진행한 데 이어 23일은 포항제철소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기존 조합원 권익 후퇴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청 근로자에 대한 경력 인정이 기존 정규직 승진 질서와 인사 형평성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포스코 노조는 내부적으로는 ‘직고용 비상대응반’을 꾸린 상태다. 핵심 요구는 직고용 대상자에게도 일관된 인사 원칙을 적용하고, 직무 특성을 반영한 합리적인 임금체계를 마련하라는 것이다. 여기에 인원 증가에 따른 복지·편의시설 확충과 품질 유지 대책도 함께 내놓으라고 회사 측에 촉구했다. 노조는 30일까지 구체적인 이행 계획이 제시되지 않으면 본격 투쟁에 나설 수 있다고 예고했다.
최근 포스코 포항·광양제철소 상생협의회는 협력사들에 직고용과 관련한 구체적 로드맵을 제시하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다. 협의회는 제철소 내 51개 협력사를 대표하는 노사 참여기구다. 로드맵에 따르면 직고용 대상자들은 신설되는 '조업시너지(S) 직군'으로 분류되고 7단계 직급으로 나눠 임금 체계가 운영된다. S1 직급에서 4년이 지나면 S2 승진 자격이 주어지고, S5 이상부터는 자격 심사를 통한 승진 시스템이 적용된다. 또 상여금 400% 및 흑자 시 경영성과급 최소 800%를 지급하겠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포스코 측은 오는 9월 1차 직고용 완료를 목표로 4차에 걸쳐 순차적으로 직고용을 진행할 계획이다. 1차는 대법원 판결 대상 회사, 2차는 압연조업지원, 3차는 선강조업지원, 4차는 부대설비·공정 순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포스코 하청 노동자들은 상여금과 성과급의 기준이 되는 근속연수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빠졌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산하 포스코 하청지회는 전날 성명을 통해 “오랜 기간 피해를 입힌 하청 노동자를 온전한 정규직으로 전환하여야 함에도 현재 정규직 반토막 또는 현재 하청 임금과 동일한 수준을 제시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대법원이 여러 차례 불법파견을 인정하며 직접 고용을 명령했음에도 회사가 ‘S직군’이라는 별도 직군을 만들어 편입하는 방식은 판결 취지를 훼손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직고용은 2011년부터 이어진 불법파견 소송의 연장선에 있다. 대법원은 2022년에 이어 올해도 포스코 사내하청 근로자 일부에 대해 불법파견을 인정했다. 포스코도 ‘위험의 외주화’ 해소와 안전관리 체계 강화를 내세워 지난 8일 포항·광양 제철소 협력사 직원 약 7000명을 본사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업계 관계자는 “직고용 문제가 봉합되기까지는 해를 넘겨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