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건설이 서울 강남구 압구정3구역 재건축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현대가(家)의 출발점인 현대건설의 상징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일군 건설업의 뿌리가 이번 선정을 계기로 재조명되는 분위기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21일 YTN 라디오 '조태현의 생생경제'에서 "많은 분이 현대자동차가 모태 아니냐고 생각하지만 사실 현대그룹의 시초는 현대건설"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 명예회장이 1945년 해방과 함께 사업을 시작한 뒤 1946년 현대자동차공업사를 세우고, 1947년 현대토건사를 만든 데 이어 1950년 두 회사를 합쳐 현대건설을 출범시켰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현대건설의 출발 과정에 정 명예회장의 사업 감각이 그대로 드러난다고 봤다. 그는 자동차 정비업을 하던 시절 미군 부대 등에 수금을 갔다가 건설·토목업자들이 훨씬 큰돈을 받아가는 모습을 보고 토건업에 뛰어든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 "자동차 공업사를 하다가 현대건설을 시작했고, 반대로 건설업 때문에 또 자동차를 시작했다"며 1968년 경부고속도로를 닦으면서 자동차 산업의 필요성을 보고 같은 해 현대자동차를 세운 사례를 들었다.
이번 압구정3구역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더 눈길을 끄는 것도 이런 맥락과 맞닿아 있다. 박 대표는 "당시 압구정 현대아파트 부지는 다 배밭, 땅콩밭이었다"며 "팔당댐을 지으면 여기가 노른자가 될 것이라고 보고 그 땅을 사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명예회장의 사업 스타일은 항상 그렇게 연결시키면서 사업의 수완을 벌여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압구정 개발의 뿌리에도 정 명예회장의 판단이 깔려 있었다는 설명이다.
현대건설은 이후 한국 산업화의 굵직한 토목 사업을 이끈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 굵직굵직한 토목들은 다 현대건설에서 큰 개척을 했다고 봐야 된다"고 말했다. 경부고속도로와 소양강댐, 고리 원전, 새만금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새만금을 두고는 "그때 이후 3~40년이 지나 손자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거기에 10조원을 투자해 스마트 신도시를 만든다는 것"이라며 정 명예회장에서 손자로 이어지는 상징성을 짚었다.
다만 현대건설 앞에는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박 대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설계 중심 회사에서 플랜트와 시공으로 사업을 넓히고, 현대건설도 엔지니어링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며 "같은 일을 하는 두 개의 기업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