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7.7명 수준
日보다 비율 낮지만 증가세 뚜렷해

일본 사회가 ‘혼자 살다가 혼자 숨지고, 뒤늦게 발견되는’ 현실에 직면했다. 일본은 이를 ‘고립사’로 규정했는데 한국의 ‘고독사’와 같은 개념이다.
일본 고립사는 개인의 불운으로만 설명되지 않는 사회문제로 불거졌다. 일본의 통계가 더 무겁게 다가오지만 한국 역시 비슷한 사회 현상 속에서 그들과 닮아가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25일 일본 경시청과 내각부, 저팬닷컴 보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자택에서 사망한 1인 거주자가 전년(7만6020명) 대비 1.2% 늘어난 7만6941명에 달했다. 인구 10만명당 62.4명 수준이다.
지난해 자택에서 혼자 거주하다 숨진 이들 가운데 사망 당일 또는 이튿날 발견된 경우는 전체의 36.9%인 2만8398명이었다. 이 가운데 8일 이상 지난 뒤 발견된 사례는 28.8%(2만2222명)에 달했다. 일본 정부는 이를 ‘고립사(孤立死)’로 분류했다. 전체 고립사 가운데 한 달이 넘어 발견된 경우는 7148명, 1년 넘게 지나서야 발견된 경우도 208명이나 됐다.
일본 정부가 이 연간 수치를 공개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일본 현지언론은 그만큼 ‘혼자 살다 혼자 숨지고, 뒤늦게 발견되는’ 현실이 더는 개인의 불운으로만 설명되지 않는 ‘사회문제’로 불거졌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전체 고립사 가운데 65세 이상이 71.6%에 달했다. 삶의 마지막이 조용했던 것이 아닌, 죽음 이후까지 사회와 단절돼 있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일본 사회에서는 외로움을 느끼는 성인이 꾸준히 증가 중이다. 일본 내각부의 2024년 조사에서는 △자주 또는 항상 외롭다 4.3% △가끔 외롭다 15.4% △이따금 외롭다 19.6%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약 40%가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한 셈이다.
일본 정부가 이를 심각한 사회문제로 여기는 이유도 따로 있다. 외로움은 개인의 정서 문제가 아닌, 고립사로 이어질 수 있는 사회적 전조라는 분석 때문이다.
일본 인구 10만 명당 62.4명 수준이 고립사에 몰린 것과 비교하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비율이 낮다. 한국과 일본의 집계 기준이 소폭 달라 절대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다만 방향성이 유사하다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보건복지부는 고독사를 “가족ㆍ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사회적 고립 상태로 생활하던 사람이 극단적 선택 또는 병사 등으로 임종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복지부의 2024년 고독사 발생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고독사 사망자는 2020년 3279명→2021년 3378명→2022년 3559명→2023년 3661명→2024년 3924명으로 소폭이지만 증가세가 뚜렷하다. 특히 2024년 수치는 전년보다 7.2% 증가한 규모다.
인구 10만 명당 62.4명인 일본과 비교해 7.7명 수준에 그쳤으나 방향성을 따져보면 대비책 마련도 시급하다. 한국 고독사의 특징은 일본 고립사보다 중장년 남성 쏠림이 더 선명하다는 점이 문제다. 2024년 고독사 가운데 남성은 3205명(81.7%), 여성은 605명(15.4%)이었다. 연령대별로는 60대 1271명, 50대 1197명으로 50~60대 비율이 높았다.
일본이 초고령층 중심의 ‘늦게 발견되는 죽음’에 더 가까운 그림이라면, 한국은 경제활동 종료기 혹은 관계망이 급격히 얇아지는 중장년 남성들이 고독사 위험에 내몰리는 구조다. 혼자 산다는 사실보다, 혼자 버티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점이 더 위험 신호로 읽힌다.
한국과 일본 모두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유사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일본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 미혼 증가, 지역 공동체 약화가 겹치며 고립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한국 역시 1인 가구 비율이 2023년 35.5%에서 2024년 36.1%로 상승했다. 점진적으로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고독사에 내몰릴 위험과 비율이 커진 셈이다. 나아가 19세 이상 성인의 약 33%가 도움이 필요해도 도움받을 곳이 없는 사회적 고립 상태였다는 복지부 통계도 대안 마련의 시급성을 대변한다. 한국도 같은 방향으로 이동 중이라는 흐름도 분명하다.
실제 한국 고독사 통계는 일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지만, 상승 곡선은 뚜렷하다.
양국 모두 뒤늦게나마 관련법을 제정해 대응 중이다. 일본은 2023년 5월 '고독·고립대책추진법'을 마련해 대책을 종합적으로 추진 중이다. 다만 ‘고립사’만을 별도로 겨냥한 단일법이라기보다는, 외로움·사회적 고립 전반을 줄여 결과적으로 고립사 위험도 낮추려는 상위 프레임에 가깝다.
한국은 오히려 직접적이다. 2020년 제정된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다. 법제처는 이와 관련해 "고독사를 체계적으로 예방하고 관리할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며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양국의 두 가지 법령 모두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루빨리 촘촘한 지원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예방 상담전화(☎109) 또는 자살예방 SNS 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