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영권 분쟁과 유동성 위기로 상장폐지 위기까지 내몰렸던 동성제약이 회생절차를 마무리하고 정상화 단계에 들어섰다. 지배구조 재편과 자본 확충이 맞물리며 경영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된 가운데 사업 재편을 통한 실적 반등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XX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동성제약은 지난달 서울회생법원의 회생계획 인가를 기점으로 경영 정상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대주주인 유암코·태광산업 컨소시엄은 전환사채(CB) 투자 등을 통해 지분율을 81.98%까지 확보하며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동성제약은 지난해 경영권 분쟁으로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이양구 전 회장과 나원균 전 대표 간 갈등이 격화되며 주주총회와 이사회 충돌이 이어졌고 신주 발행을 둘러싼 논란과 공시 지연까지 겹치며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상장 유지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시장 신뢰도도 크게 훼손됐다. 여기에 최근 5년간 이어진 적자와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자금난 등을 겪으며 부도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법적 공방 역시 장기화됐다.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등 주요 소송은 대법원 재항고 기각으로 사실상 정리됐지만 경영권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상당 기간 이어졌다. 결국 동성제약은 2025년 6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며 구조 개편에 나섰다.
이후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추진하며 외부 투자 유치에 나섰고, 공개 매각을 통해 유암코 컨소시엄이 인수 주체로 선정됐다. 같은 해 12월 29일 서울회생법원의 인수 허가를 받으며 거래가 최종 완료됐고 약 1400억원 규모 자금이 투입되며 재무구조 안정화 기반이 마련됐다.
회생 과정에서 제기됐던 법적 논란도 상당 부분 정리됐다. 주주 브랜드리팩터링 측이 제기한 회생개시결정 관련 이의신청은 서울고등법원에 이어 올해 3월 대법원에서도 재항고가 기각되며 회생절차의 적법성과 필요성이 사법적으로 최종 확인됐다.
회생계획 인가 이후에는 투자 집행과 자본구조 정비가 병행되고 있다. 신주 인수와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이 유입됐고 일부 감자 절차도 진행되며 재무 부담을 낮추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경영 체제도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재편됐다. 15일 글로벌 제약사 출신의 최용석 전 파마노비아코리아 대표가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최 대표는 포항공대 생명과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환경공학 석사를 취득한 사업개발 전문가다. 한미약품과 아스트라제네카, 다케다제약 등을 거치며 25년 이상 글로벌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사업개발과 전략 경험을 쌓았다. 이후 바이오그래핀 대표이사와 파마노비아코리아 한국·일본 대표 등을 역임했다.
사업 전략은 태광산업과의 시너지 창출에 맞춰져 있다. 태광산업은 동성제약 인수를 계기로 화학·섬유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뷰티·헬스케어로 포트폴리오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1월 코스메틱 법인 ‘실(SIL)’을 설립하고 스킨케어 브랜드 ‘사핀’을 출시하며 사업 기반을 확대했다.
업계에서는 SIL이 브랜드와 마케팅을 담당하고, 애경산업과 동성제약이 생산·개발·유통을 맡는 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제약·염모제·더마·헤어케어를 아우르는 통합 뷰티·헬스케어 플랫폼 구축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배구조와 자본구조 정리는 어느 정도 마무리된 만큼 이제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지가 핵심”이라며 “인수로 인한 시너지가 실제 매출 확대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