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트럼프 만날 필요성 못 느껴”

6일 호주 싱크탱크 로위연구소가 발간하는 외교 전문지 인터프리터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양국 관계가 최근 들어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터프리터는 “두 지도자의 행동과 역학 관계의 차이는 약 6년 전 처음 만났을 때와 작년 9월 만났을 때를 비교하면 확연히 드러난다”며 “2019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두 정상 사이에는 약간의 망설임과 어색함이 있었지만, 작년 베이징에서 만났을 때는 훨씬 더 편안한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의 어조도 눈에 띄게 바뀌었다고 짚었다. 김 위원장은 집권 초기 푸틴 대통령을 ‘각하(Your Excellency)’로 불렀지만, 2024년에는 ‘가장 가까운 동지(Closest Comrade)’로 바꿔 불렀다. 올해 1월 서한에선 ‘개인적 우정(personal friendship)’이라는 표현도 사용하면서 푸틴 대통령 정책에 무조건적이고 영원한 존중과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희경 뒤스부르크-에센대 교수 역시 지난달 이탈리아국제정치연구소(ISPI) 기고문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은 평양에 전략적 기회를 열어줬다”며 “북한은 고립에서 벗어나 새로운 유라시아 동맹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평양과 모스크바의 협력 심화는 두 가지 목적을 반영한다”며 “대외적으로는 점차 다극화하는 질서에서 미국 패권에 도전하는 핵무장 강대국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것이고 대내적으로는 정권 정당성을 공고히 하고자 가시적인 경제적 성과를 달성하려는 정치적 필요성”이라고 분석했다.
싱크탱크 랜드연구소는 이러한 분위기가 북미 회담을 더 멀어지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존 파라치니 랜드연구소 선임 국방 연구원은 이달 보고서에서 “김 위원장이 중국의 제2차 세계대전 전승 80주년 기념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푸틴 대통령과 함께한 것은 그가 두 강대국과 확고한 연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 대통령과의 면담 필요성은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김 위원장이 생존에 필수적이라고 믿는 핵무기를 포기하라고 요구하는 것 외에 다른 방안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남북 관계 경고음도 들린다. 미국전쟁연구소(ISW)는 “북한 외무성이 제9차 당대회에서의 조직 개편에 따라 대남 정책과 관련된 책임을 넘겨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러한 개편은 북한의 ‘두 개의 적대 국가’ 프레임을 강화하고 평양이 통일 추구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기존 북한의 대남 정책은 노동당 통일전선부가 맡았지만, 외무성으로 이관됨으로써 한국을 별개의 국가로 다루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