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강북 시원하게⋯내부순환로·북부간선로 지하로 [서울 복합개발 리포트 ⑪]

입력 2026-04-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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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2만대 ‘강북 대동맥’ 한계
30년 노후 고가도로 미관 문제도
성산~신내IC 20.5km 지하화 추진
통행시간 38분→18분 획기적 단축
재원·교통대책 변수에 ‘실현 가능성’ 지적도

▲30일 서울 마포구 성산대교 북단 일대.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30일 서울 마포구 성산대교 북단 일대.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31일 오후 찾은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하월곡 분기점 교차로 일대는 퇴근 시간이 아님에도 차량 흐름이 끊이지 않았다. 신호가 바뀔 때마다 차량 행렬은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인근 골목에서 빠져나온 차들까지 한꺼번에 합류하며 도로는 순식간에 정체 구간으로 바뀌었다.

내부순환도로와 북부간선도로가 갈라지는 지점, 횡단보도 앞에 서 있자 차량이 지나갈 때마다 발밑으로 잔진동도 전해졌다. 특히 버스나 대형 화물차가 통과할 때는 바닥이 울리는 듯한 진동이 한층 크게 느껴졌다. 미세먼지와 배기가스가 뒤섞인 공기 탓에 시야도 흐릿했다.

서울 강북을 가로지르는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로는 1990년대 중·후반 개통돼 약 30년간 주요 교통축 역할을 해왔다. 특히 마포·서대문·종로·동대문·성동구 등을 잇는 ‘강북의 대동맥’으로 기능해 왔다.

하지만 차량 통행이 급증하면서 상습 정체 구간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내부순환로 성산 나들목(IC)∼하월곡 분기점(JCT) 구간의 하루 평균 교통량은 약 13만대, 북부간선로 하월곡JCT∼신내IC 구간은 약 9만대에 달한다. 출퇴근 시간대에는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며 정체가 심화되고, 가다 서기를 반복해 평균 통행속도는 시속 34.5km 수준에 그친다. 혼잡 시간대에는 시속 20km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교통 소음과 대기오염 문제도 상시적인 부담이다. 고가도로가 지상 위를 가로지르며 도시 경관을 해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날 찾은 하월곡 분기점 교차로 일대 역시 고가도로로 인해 생활권이 양쪽으로 단절된 듯한 모습이었다.

시설 노후화에 따른 유지관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두 도로의 유지관리비는 지난해 391억원에서 2035년 521억원, 2055년에는 989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서울시 성북구 하월곡동 하월곡 분기점 교차로 일대가 차량으로 가득 차 있다. (김지영 기자 kjy42)
▲31일 서울시 성북구 하월곡동 하월곡 분기점 교차로 일대가 차량으로 가득 차 있다. (김지영 기자 kjy42)

이처럼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로를 둘러싼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다시, 강북 전성시대’ 프로젝트를 통해 ‘강북횡단 지하도시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업 구간은 내부순환로 성산IC부터 북부간선로 신내IC까지 총 20.5km다. 기존 도로 하부에 왕복 6차선 지하도로를 신설하고, 상부 고가도로는 철거한 뒤 지상 도로를 최대 8차로로 재정비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후 2단계로 잔여 구간인 하월곡JCT∼성동JCT도 동일한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올해 세부 실행계획을 마련한 뒤 2030년 착공, 2035년 지하고속도로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상 구간 정비는 2037년까지 마무리할 방침이다.

도로 지하화의 가장 큰 기대 효과는 교통 혼잡 해소다. 서울시는 사업 완료 시 성산IC∼신내IC 구간 통행 시간이 기존 38분에서 18분으로 단축되고, 출퇴근 시간대 평균 통행속도도 시속 67km 수준까지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고가도로로 단절됐던 홍제천과 목동천을 복원해 수변 여가 공간을 조성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교통 여건과 도시 경관이 동시에 개선되면서 강북권 8개 자치구, 134개 동에 거주하는 약 280만 명의 생활 환경이 한층 나아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낙후됐던 지역 경쟁력과 도시 활력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인근 주민들의 기대감도 감지된다. 6호선 월곡역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차량 통행이 워낙 많다 보니 하루 종일 소음이 이어지고, 문을 닫아도 진동이 느껴질 때가 있을 정도”라며 “고가도로 때문에 동네 분위기도 다소 삭막한데 지하화한다면 보기에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북횡단 지하도시고속도로가 계획대로 추진되면 서울시가 기대하는 효과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 많다. 비슷한 사례로 경기 성남시 분당~수서간 도시고속화도로가 있다. 아름삼거리(이매동)부터 벌말지하차도(야탑동)까지 1.59km 구간을 왕복 6차로 터널로 조성하고 상부를 공원으로 만든 사업으로, 2023년 준공됐다.

해당 구간은 소음 저감과 주거 환경 개선 효과가 나타나면서 인근 아파트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 도로 인접 단지인 ‘아름5단지풍림’ 전용 158㎡는 이달 21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맞은편 ‘봇들9단지금호어울림’ 전용 144.73㎡ 역시 지난해 10월 28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동탄2신도시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확인된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구간 인근 ‘동탄역 롯데캐슬’은 지역 내 대표 단지로 자리 잡으며 가치가 꾸준히 상승 중이다.

다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대규모 재정 투입과 공사 기간 중 교통량을 감당할 대안 마련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서울시에 따르면 강북횡단 지하도시고속도로는 1단계 사업에만 최소 3조4000억원, 2단계에 추가로 1조2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향후 수요와 재정 여건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사업비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제시된 사업이라는 점을 들어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나온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지하도로의 경우 차량이 지상으로 드나드는 진·출입 구간은 도심 교통 밀도가 높은 만큼 매우 민감한 설계가 요구된다”며 “해당 구간의 교통 처리 방식과 주변 주민들과의 갈등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사업 추진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 인프라 사업은 통상 일정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아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도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30일 서울 마포구 성산대교 북단 인근 홍제천 산책로.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30일 서울 마포구 성산대교 북단 인근 홍제천 산책로.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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