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發 고유가·고물가에 서민층 부담 완화 목적
나랏빚 1400조시대 재정 부담 우려…초과 세수 활용

이재명 정부가 중동사태에 따른 고유가·고물가로 가중된 서민층의 부담을 덜기 위해 총 4조8000억 원어치의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지급한다. 소득 하위 70% 이하 국민에게 지급하며, 1인당 최대 60만 원까지 받게 된다.
정부는 31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의결했다. 이번 추경안은 중동사태로 인한 민생 경제 어려움을 덜기 위해 마련됐다. 이재명 정부 들어 두 번째 이뤄진 추경이다.
총 4조8000억 원의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소득 하위 70% 이하 국민이 대상이다. 거주지에 따라 1인당 10만∼60만 원이 지급된다.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국민은 1인당 10만 원, 비수도권은 15만 원, 인구감소 우대지역은 20만 원, 인구감소 특별지역은 25만 원이 지급된다.
지원금은 신속한 지급을 위해 두 차례로 나눠 지급한다. 기초·차상위가구 321만 명에게 1차로 우선 지급하고 건강보험료 등을 통해 대상을 확정한 뒤 소득 하위 70%(3256만 명)에게 2차 지급된다.
기초수급자와 차상위·한부모 가구에는 거주지에 따라 일정 금액을 추가 지급한다. 수도권에 사는 차상위·한부모 가구에는 1인당 45만 원, 비수도권 및 인구감소지역(우대·특별)에는 50만 원을 지급한다. 기초수급자도 수도권은 55만 원, 비수도권 및 인구감소지역(우대·특별)에는 60만 원을 지급한다.
다만 지원 대상을 소득 하위 70%로 설정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소득 하위 기준을 좀 더 낮춰서 더 두터운 지원을 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특정 계층보다는 좀 더 많은 국민에게 지원금을 주는 게 맞다는 판단이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사전브리핑에서 "고유가 사태가 특정 계층에만 영향을 미치는지, 전 국민에게 골고루 영향을 미치는지를 먼저 판단해봐야 한다"며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아니라 고유가에 대응한 피해지원금이기 때문에 특정계층보다는 좀 더 많은 국민에게 지원금을 주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급 수단은 지역사랑상품권, 신용·체크카드 중 선택할 수 있으며 현금 지급은 하지 않는다. 사용처는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지역 화폐와 같다.
정부는 구체적인 지급 시기 등은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에서 최대한 빨리 결정할 방침이다. 기획처 관계자는 "작년에는 추경안이 국회 통과 이후 1차 지급은 17일 만에, 2차 지급은 80일 후에 이뤄졌다"며 "전년도에 준해 가급적 신속하게 지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현금성 지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2차 추경 당시에도 전 국민에게 15만~50만 원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한 바 있다. 정부는 반도체 경기 호황, 증시 호조 등에 따른 초과 세수와 기금 자체 재원을 활용해 중동 전쟁으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무엇보다 나랏빚 1400조 원 시대에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 국가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방선거를 직전에 둔 시점에서 적지 않은 예산을 현금성으로 지원하는 것을 두고 야권 등에서는 '표심을 겨냥한 포퓰리즘'이라는 지적도 있어 국회 통과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