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가 4·3 역사왜곡 논란 비석을 철거하는 대신 4·3평화공원으로 옮기였다.
그 옆에 객관적 사실을 담은 안내판을 나란히 세웠다.
역사의 진실을 바로 세운다는 취지에서다.
제주도와 4·3평화재단, 4·3희생자유족회는 최근 함병선 공적비와 군경공적비·충혼비를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으로 이설했다.
그 옆에 '바로 세운 진실' 안내판을 세웠다고 30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4·3 당시 민간인 강경진압을 주도한 박진경 대령 추도비 옆에 첫 번째 안내판을 설치한 데 이은 두 번째 조치다.
함병선 공적비는 1949년 6월 '제주도 치안수습대책위원회 남제주군지회' 명의로 세워져 제주시 오등동 특수전사령부 훈련장 내에 있던 것이다.
정부 4·3진상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함병선은 제2연대장으로 부임한 뒤 1949년 1월 조천면 북촌리 주민 400명가량의 집단학살을 주도했다.
두 차례 군법회의 최고 지휘관으로서 재판 절차 없이 수많은 민간인을 처벌했다.
이 비석에 대해 4·3유족회 등 4·3단체들은 "학살의 역사가 여전히 남아 있는 제주 섬에 이런 추모비가 존재한다는 것은 4·3 왜곡의 또 다른 증거다"며 올바른 안내판 설치를 요구해왔다.
함께 이설된 군경 공적비·충혼비는 제주지방기상청 부지에 방치돼 있던 것이다.
1949년 8월 세워진 공적비는 제2연대 장병과 경찰대원, 대한청년단, 민보단의 활동 성과를 기리는 내용이다.
그 이듬해 건립된 충혼비는 군경과 우익단체 희생자 860여명을 추모하는 비석이다.
제주도는 4·3역사왜곡 대응 자문단 논의와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이 비석들을 4·3평화공원으로 이설하고, 위와 같은 사실들을 안내판에 적시했다.
이날 행사에는 오영훈 제주지사, 하성용 제주도의회 4·3특별위원장, 임문철 4·3평화재단 이사장, 김창범 4·3유족회장 등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에서는 4·3영령에 대한 묵념과 경과보고에 이어 김수열 시인이 4·3의 비극을 어미 잃은 병아리에 빗댄 시 '죽은 병아리를 위하여'를 낭송했다.
도는 자문단과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경찰지서 옛터 표지석 등 4·3 역사 왜곡 논란 시설물에 대한 안내판 설치 또는 이설을 순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