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 움직임 재부상…비료 수출 제한 등
코로나19 수준 봉쇄정책 나올 수도

28일(현지시간) 미국 외교 전문매체 더디플로맷에 따르면 아시아 전반이 연료 부족을 시작으로 인플레이션·재정 위기·식량 부족 사태와 사회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과거와 유사한 위기 경로를 다시 밟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아시아 각국은 사실상 ‘에너지 비상 체제’로 전환했다. 일본은 석유 관련 제품의 공급망 전반을 재점검하는 한편 국가 비축유 방출에 나섰고, 필리핀은 에너지 공급이 극도로 부족해질 위험을 이유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번 전쟁이 국가에 전례 없는 도전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방글라데시 일부 지역에서는 주유를 위해 몇 시간 대기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으며, 대기 행렬이 1km 이상 늘어선 곳도 있다. 당국은 대부분의 비료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여름철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약 20억달러(약 3조원) 규모의 다자간 대출을 긴급히 모색하고 있다. 인도와 베트남 등 아시아 곳곳에서 연료가 동 날 것을 우려해 길게 줄을 서는 것은 일상이 됐다.
각국 정부의 재정 압박도 심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약 60억 달러 규모 재정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유가 안정을 위해 석유 보조금 지출을 기존 7억 링깃에서 32억 링깃(약 1조2000억원)으로 증액했다.
유라시아 그룹의 동남아 책임자인 피터 멈포드는 “이 지역은 장기화한 분쟁과 글로벌 에너지 가격 충격에 극도로 취약한 상태”라며 “항공편 취소, 어선 가동 중단, 관광업 타격 등 2차 및 3차 경제적 파급 효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국가들은 그동안 외면했던 공급처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인도 정유사들은 올해 초 미국의 압력으로 구매량을 급격히 줄였던 러시아산 원유 약 6000만 배럴을 다음 달 인도받기로 계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석유와 주요 원자재 확보 경쟁이 격화되면서 보호무역주의 움직임도 재부상하고 있다. 중국은 비료 수출을 제한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는 석탄과 니켈에 대해 수출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베트남은 자국 원유를 국내 정유소에 우선 공급하고 있다.
모디 총리는 “5년 전 코로나19 대유행 당시와 마찬가지로 현재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시 위기는 심각한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경우 정책 대응의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클레이스는 “상황의 심각성에 따라 신흥 아시아 국가 정부들은 코로나19 시기 정책을 참고해 경제 활동에 대해 봉쇄 조치 수준의 제한을 가할 수도 있다”며 “일례로 사람들에게 외출 자제 시민들에게 집에 머물도록 지시하고 특정 산업 전체를 중단시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