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코스피 급등과 변동성 장세 속에서 환산주가 상위권 지형도도 뚜렷하게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와 전력 인프라, 지주사 등으로 중심축이 이동하는 모습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과 비교해 이달 25일을 기준으로 환산주가 상위 50종목 재편의 핵심은 반도체와 전력 인프라 계열의 부상이다. 코스피 상승 과정에서 실적 가시성과 정책·테마 모멘텀을 동시에 갖춘 종목들이 상단으로 치고 올라오면서 환산주가 순위에도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환산주가는 액면가가 서로 다른 종목들의 현재 주가를 같은 기준에서 비교하기 위해, 모든 주식의 액면가를 5000원으로 통일해 환산한 가격이다. 상장사마다 액면가가 달라 단순 주가만으로는 실제 주당 가격 수준을 비교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됐다.
가장 눈에 띄는 종목은 한미반도체다. 한미반도체는 지난해 말 9위에서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환산주가 상승률은 약 135.5%에 달했다. 삼성전자도 같은 기간 10위에서 7위로 상승했고 환산주가는 약 57.6% 올랐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인공지능(AI) 반도체 투자 확대 기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시장이 반도체 업황 개선 가능성을 상위권 종목 재평가로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력 인프라 관련 종목들의 동반 상승도 두드러졌다. 한전기술은 20위에서 12위로, 효성중공업은 26위에서 19위로, 산일전기는 38위에서 32위로, 한전KPS는 40위에서 35위로 각각 순위가 올랐다. 전력기기와 송배전, 원전·에너지 설비 관련 종목들이 함께 상위권으로 이동한 것은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인프라 투자 기대가 주가에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지주사 강세도 확인됐다. SK스퀘어는 1위를 유지했고, 삼성물산은 4위, SK는 8위를 지켰다. 여기에 두산이 신규 진입했고 HD현대는 50위에서 43위로 올라섰다. 정부의 자본시장 체질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거버넌스의 개혁으로 기업집단의 자본조달 구조가 지주회사 중심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방산 비중 확대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새롭게 상위 50위에 진입하면서 상위권 내 방산주 저변이 넓어졌다. 지정학적 긴장과 글로벌 방위비 확대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방산 업종이 단기 테마를 넘어 구조적 투자처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반면 바이오와 일부 음식료·내수 소비재 업종은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해졌다. SK바이오팜, 삼성에피스홀딩스, 롯데웰푸드가 상위 50위에서 이탈한 점이 대표적이다. 기존 음식료 상위주였던 롯데칠성도 35위에서 50위로 밀렸고 미원상사·미원에스씨도 순위가 하락했다. 상위 50개 안에서 음식료 종목 수가 4개에서 3개로 줄었고 바이오는 신규 진입 없이 일부 이탈만 나타났다.
전쟁 국면 완화 이후에는 반도체 중심의 코스피지수 상승 흐름이 다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달 외국인이 23조원 넘게 순매도한 점은 향후 수급 유입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8차례의 지정학적 리스크 발발 이후 코스피 평균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이슈 발생 이후 20거래일 이후 전쟁으로 인한 주가 조정을 회복하는 흐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