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유사 담합' 이례적 인지수사...중동전쟁 이전까지 들여다본다

입력 2026-03-2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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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지검 (연합뉴스)
▲중앙지검 (연합뉴스)
검찰이 정유사 4곳의 담합 의혹에 대한 선제적인 인지수사에 돌입했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고발요청 없이 자체적으로 대규모 수사인력을 꾸린 검찰은 미국·이란 전쟁 이후 급등한 유가 뿐만아니라 전쟁 이전의 담합 여부까지 캐낼 수 있는 증거 확보를 위해 속도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나희석 부장검사)는 전날 공정위의 고발요청 없이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 4곳과 이들을 회원사로 둔 사단법인 한국석유협회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검찰은 미국·이란 전쟁을 수사 착수의 근거로 삼았지만 혐의 소명에 필요한 경우 전쟁 이전 자료도 폭넓게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수사 내용이 확대될 경우 임직원의 배임, 법인의 조세포탈 등 혐의까지 들여다볼 여지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통상 공정거래법 위반 의혹 수사는 전속고발권을 지닌 공정위가 우선적으로 조사한 뒤 검찰에 고발하는 절차를 거친다. 검찰이 공정위의 고발을 기다리지 않고 직접 인지수사에 나서는 사례는 이례적이다.

일반적인 사건과 달리 압수수색에 100명의 대규모 인원을 동원한 점 역시 강력한 수사 의지를 내비친 대목이다.

검찰의 대대적인 인지수사를 두고 정부의 ‘유가 담합 엄단’ 기조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청 폐지를 앞둔 상황에서 정부가 방점을 찍은 민생사건 수사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기관의 존재 의의를 각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담합 등 불공정 행위, 특히 유가 관련 불법 행위를 척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국민 고통을 악용한 부당한 돈벌이는 법과 원칙에 따라서 발본색원 하고 일벌백계 해야 되겠다"고 지적했다. 지난 9일에도 "정유사와 주유소의 담합, 매점매석, 사재기 등 불법 행위는 철저하게 단속하고 위반할 경우 그로 인해 생길 이익의 몇 배에 해당하는 엄정한 제재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수사의 성패가 정유사 담합 정황을 뒷받침하는 디지털 증거를 확보하느냐에 달렸다고 본다.

담합 의혹 수사 특성상 관계사들이 ‘단순히 정보 교환만 했을 뿐’이라고 주장할 여지도 적지 않은데 이 경우 명확한 반박 증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2011년 공정위는 정유사 4곳의 ‘주유소 유치 경쟁 제한’ 관련 담합 의혹을 수사한 뒤 시정명령과 4348억원의 과징금을 물렸지만, 대법원은 2015년 최종적으로 증거가 부족하다며 과징금 취소 판결을 내렸다.

이 같은 전례를 둔 검찰은 정유사간 주고받은 메세지·이메일 등 디지털 대화 자료, 품의서·결제 내역 등 회사 내부자료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담합 사건에 정통한 한 변호사는 “2011년 공정위의 담합 수사 당시와 달리 최근에는 디지털 자료가 워낙 많아진 상황이고 해당 자료는 포렌식을 거치면 잘 지워지지도 않는다”면서 “검찰이 대대적으로 수사 인력을 동원한 상황에서 기소도 못한 채 사건을 종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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