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기 한국은행 총재로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이 지명되면서 채권시장에선 ‘매파(통화긴축파) 인사’라는 평가와 ‘과도한 해석’이라는 반론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는 가운데, 실제 정책 방향을 둘러싼 해석도 엇갈리는 모습이다.
23일 본지가 채권전문가 1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시장에선 신 지명자를 두고 매파 성향이라는 인식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를 그대로 정책으로 연결 짓는 데는 신중할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백윤민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용적 매파로 알려져 있고 인플레이션 대응을 중요하게 보는 인물”이라며 “물가 경로에 따라 금리 인상 스탠스로의 전환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우혜영 LS증권 애널리스트도 “기대 인플레이션과 환율, 유가 상승이 맞물리면서 시장에서는 인상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명실 iM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감이 커졌다”며 “향후 통화정책방향에서 기존보다 매파적 색채가 강화될 것”이라고 봤다.
반면, 매파 프레임 자체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박준우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 선제 대응과 거시건전성 중시는 중앙은행의 기본 역할”이라며 “이를 이유로 매파로 규정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도 “신 지명자는 공급 충격에 따른 물가 상승은 통화정책 대응 대상이 아닐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며 “신 지명자가 매파라서가 아니라 현재 환경 자체가 긴축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또한 “매파·비둘기파로 단순 구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정형주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거시건전성과 금융시스템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 인물”이라며 “데이터 의존적이고 비교적 중립적인 정책 운용이 예상된다”고 평했다.

정책 방향 못지않게 커뮤니케이션 방식 변화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창용 총재가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했다면 신 지명자는 이론과 원론을 중시하는 만큼 소통이 줄어들 수 있다”고 봤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정책 기조 자체보다는 소통 방식이 보다 단순하고 명료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안재균 애널리스트는 “신 지명자 과거 발언을 보면 너무 많은 정보를 주면 안된다는 시각의 발언도 있었다. (점도표 등) 포워드가이던스에 변화가 있을 수 있겠다. 다만, 긍정적 효과가 있는데다 시행된 지 얼마 안 된 만큼 신중히 판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22일) 신 후보자는 총재 지명 이후 앞으로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물가와 성장, 금융안정을 감안해 정책을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