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출연금·위탁자산·한미투자 채권 등으로 기금 재원 마련
與 “美, 법안 통과시 관세 재인상 없을 것이라는 반응 보여”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대미투자특별법)’이 12일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어섰다. 법안 통과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관세 재인상 카드를 거둬들여 한미 통상 불확실성이 완화할지 주목된다.
국회는 이날 한미 관세 협상 후속 조치인 대미투자특별법을 재석 의원 242명 중 찬성 226명, 반대 8명, 기권 8명으로 가결시켰다. 법안은 조선과 반도체 등 산업에서 총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를 실행하는 구체적 방안을 담고 있다.
정부가 자본금을 출자해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설립하고 공사 안에 한미투자전략기금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야는 합의 과정에서 기존 정부안이 3조~5조 원 규모로 책정한 공사 자본금을 재정 부담을 고려해 2조 원으로 줄였다. 자본금 전액은 정부가 출자한다.
기금 재원에는 공사 출연금과 위탁기관으로부터 사전 동의를 얻은 위탁자산, 한미전략투자채권을 발행해 조성한 자금 등이 포함된다. 기금은 미국 행정부가 지정한 투자기구에 대한 출자·투자, 조선 협력 투자지원을 위한 대출·보증 등에 사용하도록 했다.
법안은 전략적 대미 투자를 위해 산업통상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사업관리위원회에서 대미 투자 후보 사업에 대한 상업적 합리성과 전략적·법적 사항을 검토하도록 했다. 투자 추진 의사는 재정경제부 장관이 위원장인 운영위원회가 확정한다. 사업관리위와 운영위가 중층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구조다.
법안은 대미 투자를 상업적 합리성 확보를 원칙으로 하되 국민 경제 발전, 산업 경쟁력 강화 등 국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명시했다. 국가 안보나 공급망 안정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으면 정부가 상업적 합리성이 확보되지 않은 대미 투자도 추진할 수 있지만,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로부터 사업 제안이나 추진에 대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
공사 사장은 금융·투자·전략산업 분야 10년 이상 경력자에게만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사 수는 3명(사장 1명·이사 2명)으로 했다. 투자공사 직원 수는 기존 50명 이내로 제한했다. 투자 정보는 공개를 원칙으로 하지만, 국가 안보와 기업 경영 비밀에 해당하는 부분은 비공개할 수 있다.
이날 대미투자특별법 본회의 통과로 미국 관세 재인상 방침은 철회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미국을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등과 통상 협의 후 귀국한 8일 “지금과 같이 한국에서 법이 통과한다든지 협상 관련한 내용이 이행된다면 관세 인상과 관련한 관보 게재는 없을 것 같다는 이야기와 반응을 들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의회의 한미 무역 합의 미이행’을 이유로 들며 상호관세를 비롯한 자동차 등 품목 관세 재인상을 압박해왔다. 국회가 대미투자특별법을 처리한 만큼 이런 명분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는 취지다.
여당에서도 관세 리스크 완화를 둔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오늘 법안 통과로 관세 리스크와 통상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부 설명에 따르면 미국 측도 특별법 통과 시 관세 재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여왔다고 한다”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