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핀란드 이어 글로벌 수주 행진
조현준 회장 “K-전력기기 위상 높여 수출 앞장”

효성중공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잇단 수주를 따내며 전력기기 시장의 ‘슈퍼 사이클(초호황기)’을 이끌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와 신재생에너지 전환에 따른 전력 인프라 수요 급증 속 탄탄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공장 가동률도 2년 연속 100%를 웃돌았다.
효성중공업은 호주 퀸즐랜드주 탕캄 지역에 100MW·200MWh급 배터리 기반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구축하는 설계·조달·시공(EPC) 계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계약 규모는 1425억원이다. 효성중공업이 호주 시장에 ESS를 공급하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2027년 말 상업 운전을 개시한다는 목표다.
호주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82%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발전단지와 수요처 간 장거리 송전 문제로 인해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ESS 설비 확충이 필수적이다. 효성중공업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자체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배터리 제어부터 전력기기 연동까지 아우르는 통합 시스템 제어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미국 송전망 운영사와 약 7870억원 규모의 765kV 초고압변압기, 리액터 등 전력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이자 미국에 진출한 국내 업체 중 단일 프로젝트로는 역대 최대 규모 계약이다.
특히 765kV 송전망은 기존 345kV나 500kV 대비 송전 손실을 줄이면서 대용량 전력을 장거리로 보낼 수 있어 AI 시대 핵심 전력망으로 꼽힌다. 효성중공업은 2020년부터 미국 멤피스 공장에서 765kV 초고압변압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현재 미국에 설치된 제품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공급했다.
앞서 효성중공업은 핀란드에서도 290억원 규모의 초고압변압기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수주 확대에 힘입어 공장도 ‘풀가동’ 상태다. 효성중공업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중공업 부문 공장 가동률은 2024년 102%, 2025년 104%로 2년 연속 100%를 넘겼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는 11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4% 증가했다.

이 같은 수주 행진은 조현준 효성 회장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동하며 발로 뛴 ‘현장 경영’의 결실이라는 평가다. 조 회장은 지난해 미 워싱턴DC를 방문해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주미 호주대사) 등 정·재계 인사들과 만나 호주의 인프라 에너지 현안을 논의했으며, 올해 1월에는 호주 경제인연합회(BCA) 대표단과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앞으로의 전력산업 경쟁력은 전력망 전체를 제어할 수 있는 솔루션에서 결정된다”며 “글로벌 전력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인 효성중공업의 초고압직류송전(HVDC) 역량을 비롯해 초고압변압기·차단기 등에서 쌓아온 높은 신뢰와 ESS, 스태콤(무효전력보상장치) 등 미래 핵심 기술을 결합해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K전력기기 위상을 높여 수출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