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코인·절세까지 쉽고 빠른 설명 앞세워 초보 투자자 흡수

중동발 긴장 고조와 유가 급등 여파로 국내 증시가 급락한 9일 오전, 개인투자자들의 손은 증권사 리포트보다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먼저 향했다. 장이 열리기 전부터 스마트폰 화면엔 긴급 시황 해설과 종목 분석 방송이 줄줄이 떴고 투자자들은 출근길 지하철과 사무실에서 실시간 해설을 따라가며 장을 맞았다. 시장이 흔들릴수록 금융 정보의 첫 관문이 전통 금융회사에서 소셜미디어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는 풍경이 더 선명해지고 있다.
9일 유튜브 통계사이트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전일 기준 대표 채널들의 구독자는 210만~366만명, 누적 조회수는 7억3000만~16억4000만건 수준이다. 이 같은 막대한 도달력은 수익성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KB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 조사 결과 국내 주요 재테크 유튜브 채널 일부는 연간 추정 수익도 6억~1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핀플루언서는 금융(Finance)과 인플루언서(Influencer)의 합성어다. 유튜브·인스타그램·틱톡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주식과 가상자산 등 금융 정보를 전달하고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을 뜻한다. 전통적인 금융 전문가나 금융회사 소속은 아니지만 자산관리와 재테크, 투자 노하우를 친숙한 언어로 풀어내며 사실상 새로운 금융 정보 채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의 부상은 투자 대중화와 세대 교체 흐름과 맞물려 있다. 2020년 주식시장 급락 이후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을 거치며 20~30대 투자자가 빠르게 늘었고 당시 신규 주식 투자자의 57%가 20~30대였다. 투자 경험은 부족하지만 디지털 플랫폼에 익숙한 젊은층이 한꺼번에 시장에 유입되면서 소셜미디어가 새로운 투자 입구가 됐다.
핀플루언서의 가장 큰 경쟁력은 '쉽고 빠른 설명'이다. 어려운 금융 지식을 긴 보고서 대신 짧은 영상과 카드뉴스, 실시간 질의응답으로 풀어내고 밈과 대중문화 비유, 일상 언어를 활용해 진입장벽을 낮춘다. 주식과 가상자산뿐 아니라 부동산 재테크, 절세, 신용관리 등 생활형 금융 조언으로 영역을 넓히며 초심자와 실전 투자자를 동시에 끌어안고 있다.
이 때문에 핀플루언서는 단순한 종목 추천자를 넘어 투자 입문자의 '첫 금융 교사' 역할까지 맡게 됐다. 상장지수펀드(ETF) 비교나 가계부 작성 요령 같은 실용적인 팁을 통해 금융 정보가 일부 계층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대중적 관심사로 넓어졌고, 젊은층의 금융 문해력과 투자자 교육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최근처럼 변동성이 큰 장세에선 핀플루언서의 존재감이 더 커진다. 평온한 장에서는 리포트를 읽고 천천히 판단할 수 있지만 시장이 급락할수록 투자자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가장 빨리 설명해주는 목소리를 찾게 된다.
다만 영향력이 커진 속도에 비해 검증과 책임 장치는 아직 충분히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위·왜곡 정보 확산, 광고와 투자 권유의 불투명성, 무자격자의 유료 정보 제공 같은 부작용도 함께 나타나고 있어서다.
방석훈 KB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올바른 핀플루언서의 역할 정립을 위해서는 투자자의 각별한 주의와 규제 당국의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