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공관장 6곳 공석…"현장지휘관 없이 대응 불가능"
교민 자체 카톡방 운영 "공관이 할 일 교민이 대신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6일 이란-이스라엘 전쟁으로 촉발된 중동 사태와 관련해 정부의 재외국민 보호 대응이 미흡하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공관장 공석 문제부터 여행경보 발령 지연, 현지 교민 소통 부재까지 구조적 허점이 도마에 올랐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미국이 2월 28일 오후 3시 이란을 폭격했는데 우리 정부는 이틀이 지난 3월 2일 오후 6시가 돼서야 중동 7개국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며 "영국, 싱가포르는 전쟁 발발 즉시 여행경보를 냈고 태국, 대만도 즉각 여행자제령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흑색경보에 해당하는 전쟁 상황에서 이틀씩이나 걸린 이유가 뭐냐"고 따졌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중동 상황을 봐가며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공관장 공석 문제도 집중 거론됐다. 더불어민주당 외통위 간사인 김건 의원은 "아랍에미리트·두바이·바레인·쿠웨이트 공관이 모두 공석"이라며 "도심 한복판에 미사일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대사 없이 3~4명이 수천 명 교민을 감당하고 있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김석기 외통위원장도 "전 세계 172개 공관 중 약 30%가 공관장 공석인데 무슨 실용외교냐"며 "공관장은 현장 지휘관"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애틀란타 교민 317명 구금 사태와 캄보디아 대학생 사망 사건을 거론하며 "두 번이면 실수지만 세 번이면 구조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정부 출범 후 특임공관장들을 일괄 해임한 뒤 임명이 늦어지고 있다"고 인정했다.
현지 교민들의 대사관 소통 부재 문제도 제기됐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탈출 목적으로 만들어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현지 교민이 버스를 직접 수배해 18차례에 걸쳐 50명을 안전 지역으로 이동시켰다"며 "재외공관이 해야 할 역할을 교민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사관 카톡방도 가입했는데 대응이 없어서 화난다는 반응이 채팅방에 올라와 있다"며 영사관 직원들의 오픈채팅방 참여와 실시간 소통을 촉구했다.
조 장관은 중동 체류 우리 국민이 2만 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그는 "귀국을 희망하는 인원을 파악하고 있으며 전세기를 띄워야 할 정도로 충분히 많다"고 했다. 전날 밤 아랍에미리트 외교장관과 통화해 두바이~인천 노선 항공편을 재개하기로 했으며, 호르무즈해협을 통하지 않는 대체 원유 수입 루트 확보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