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상반기 두 차례 7.15% 지분 매각…인니 거래소 규정 유동주식 확보 차원
인수 5년 만에 순익 4배 성장…사업 안정화 단계 진입하며 첫 배당도

한국산업은행이 성장세가 가파른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 지분을 매각하며 현지 규제 준수를 위한 거버넌스 재편 작업을 마무리했다.
19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 수의계약 현황에 따르면, 산은은 지난해 6월 30일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체결한 ‘KDB인도네시아 법인 지분 매매 관련 법률자문’ 용역을 지난해 12월 31일부로 종료했다. 계약 금액은 3억 8280만 원이다.
명시된 KDB인도네시아 법인은 산은이 2020년 9월 현지 캐피탈사를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된 ‘KDB티파 파이낸스(PT KDB TIFA FINANCE TBK)’다.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IDX)에 상장된 자산 2000억원 규모의 여신전문회사로, 산은은 인수 당시 지분 80.65%를 확보한 뒤 인수 직후 의무 공개매수(MTO)를 통해 지분율을 84.65%까지 높였다.
산은 측은 해당 용역에 대해 지난해 단행된 티파 파이낸스 지분 매각에 따른 사후 정리를 위한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산은 관계자는 "지분 매각 자체는 실무적 절차이나 이후 현지 로펌과의 협업 및 규제 당국 보고 등 사후 행정 정리 작업이 방대해 대형 로펌의 자문이 필요해 진행한 건"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산은은 지난해 4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보유 중이던 티파 파이낸스 지분 7.15%포인트(p)를 시장에 매각해 지분율을 77.50%로 조정했다. 이는 2021년 도입된 인니 증권거래소(IDX) 상장 규정을 준수하기 위한 조치다. 해당 규정은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을 제외한 소액주주(지분 5% 미만 보유자)의 지분 합계인 ‘유동주식(Free Float)’ 비중을 최소 7.5% 이상 유지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앞서 최대주주인 산은(84.65%)과 2대 주주인 PT 드위 사트리아 우타마(15%)의 지분 합계가 99.65%에 달해, 일반 주주 비중이 상장 유지 최소 요건(7.5%)에 크게 못 미쳤다. 이에 산은은 현지 금융당국의 유동주식 비율 유지 규정인 ‘리플로트(Refloat)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해당 지분을 매각했다.
산은 관계자는 "해당 규제는 2021년 말에 도입됐으나 당국과의 개별 협의를 통해 이행 기한을 작년까지 연장받아 절차를 밟아온 것"이라며 "추가적인 티파 파이낸스 지분 매각 계획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티파 파이낸스는 2020년 산은 인수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인수 당시인 2020년 148억 루피아 수준(한화 약 12억)이던 연간 순이익은 2024년 650억 루피아로 4배 이상 급증했다. 자산 규모도 2020년 말 1.3조 루피아에서 2025년 상반기 기준 약 2.4조 루피아로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 같은 성장을 바탕으로 인수 5년 만에 첫 배당도 실시했다. 티파 파이낸스는 지난해 7월 639억 루피아 규모의 현금 배당을 결의했다. 이는 2024년 순이익의 약 98%에 달하는 규모로 사업이 안정화 궤도에 오르자 본격적인 수익 실현 및 주주 환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공격적인 자산 확대에 주력하는 것과 달리, 산은은 국책은행으로서 철저한 규제 준수와 내실 위주의 수익화 모델을 안착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이번 인니 당국 규제에 따른 지분 매각은 성장세 가파른 상황에서 당국 규제에 발맞춰 장기간 사업을 영위하겠다는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