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명절 상차림은 풍성하지만 고령자나 당뇨·고혈압 환자에게는 건강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명절 기간에는 기름지고 짠 음식을 평소보다 많이 섭취하고 식사 시간이 불규칙해지면서 혈당과 혈압이 급격히 변동하기 쉽다. 특히 고령층은 신체 기능이 전반적으로 저하돼 있어 작은 식습관 변화에도 건강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설 음식인 떡국은 흰떡 위주의 고탄수화물 음식이다. 소화는 비교적 쉽지만 혈당을 빠르게 상승시켜 당뇨 환자에게는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여기에 간장이나 육수로 간을 맞추는 과정에서 나트륨 섭취량도 늘어난다. 혈당과 혈압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고령 환자라면 떡국은 양을 줄이고 국물 섭취를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과 같은 부침 요리는 기름 사용량이 많아 고지방 음식에 속한다. 반복 섭취 시 소화불량은 물론 혈중 지질 수치를 높여 심혈관 질환 위험을 키울 수 있다. 고령자에게 흔한 담낭 질환이나 췌장 질환을 악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특히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 상복부 통증이나 메스꺼움, 구토가 나타난다면 단순 체증으로 넘기지 말고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갈비찜과 같은 육류 중심 요리는 포화지방과 나트륨 함량이 높아 고혈압 환자에게 부담이 된다. 짠 음식은 체내 수분 저류를 유발해 혈압을 높이고 심장 부담을 키울 수 있다. 고령자나 심혈관 질환이 있는 경우 갑작스러운 혈압 상승은 어지럼증이나 흉통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설 명절에도 식사 관리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한 번에 많은 양을 먹기보다 식사량을 나눠 섭취하고 채소와 단백질을 충분히 곁들여 혈당 상승을 완화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전은 기름을 제거해 소량만 먹고 갈비는 살코기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후에는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으로 소화를 돕는 것도 중요하다.
김신승 윌스기념병원(수원) 소화기센터 통합부병원장은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다면 떡, 잡채, 전과 같은 고탄수화물‧고지방 음식의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며 “대신 콩이나 두부, 나물, 구운 생선 등 담백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