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운명의 날'…독립성 vs 통제 '갈림길'

입력 2026-01-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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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금융감독원의 공공기관 지정 여부가 29일 판가름 난다. 이번 결정은 금융감독원의 독립성을 유지할 것인지, 권한 확대에 따른 통제를 강화할 것인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별사법경찰(특사경) 권한을 둘러싸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여온 금융위원회가 금감원 편에 설지 통제 필요성을 강조할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이날 재정경제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2026년도 공공기관 지정안을 의결한다. 공공기관운영법에 따르면 재정경제부 장관은 매 회계연도 개시 후 1개월 이내에 공공기관 지정 여부를 심의·의결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과 관련한 내부 입장을 정리해 관계 부처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는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참석해 금융위 입장을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금감원의 공공성·투명성 관련해 외부 지적들을 고려해 보면 금감원에 대한 민주적 통제 강화가 필요하다는 점은 중론"이라면서 "금감원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통제 방법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선 공공기관 지정을 통해 공무원법에 따른 공시 의무를 부여하고, 복리후생, 증원 등을 관리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며 "다른 하나는 공공기관 지정 수준에 상응하거나 그 이상으로 통제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공공기관운영법상 주무부처와의 협의가 필수적인 만큼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여부에는 금융위의 입장이 결정적이다. 금융위는 그동안 감독·검사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로 공공기관 지정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다만 이번에는 공식 입장 표명을 자제해왔고, 이를 두고 금융위 내부의 고민이 길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변수는 특사경 권한을 둘러싼 갈등이다. 금융감독원은 금융기관 출자로 설립된 무자본 특수법인이지만, 금융위 지휘 아래 금융시장을 감독해온 ‘반민반관’ 성격의 조직이다. 그러나 최근 특사경 인지수사권 확대와 함께 회계 감리, 금융회사 검사 등으로 직무 범위를 넓히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권한에 상응하는 통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제 금감원이 금융위에 제출한 ‘특사경 활용도 제고 방안’을 두고 양 기관은 충돌해왔다. 금감원은 수사 범위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금융위는 권한이 과도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가운데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금감원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하면서 분위기는 다시 요동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금감원 같이 공무를 위임받은 준공무기관이 법 위반을 조사하는 데 검사 승인만 받아야 한다는 것은 이상하다”며 “금감원에 대해서만 검사 승인을 제한하는 것은 부당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가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에는 신중론을 유지하되 특사경 권한 등과 관련한 통제를 전제로 조건부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최근 보고서에서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경우 예산·인사에 대한 재정경제부 통제가 강화돼 정치·정책적 이해관계가 감독 강도나 제재 수위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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